하마스 공세 고삐 죄는 이스라엘, 가자 주민 남부로 대규모 이주 준비

  • 유엔, 가자지구 내 기아와 영양실조 전쟁 발발 이후 최악 수준

가자지구 중부에서 구호품을 들고 가는 팔레스타인 주민들 [사진=UPI연합뉴스]
가자지구 중부에서 구호품을 들고 가는 팔레스타인 주민들 [사진=UPI·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북부의 중심지인 가자시티 완전 장악 작전을 앞두고 가자 주민들을 남부 지역으로 대규모 이주시킬 준비에 들어갔다고 AP·로이터통신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스라엘군 산하 구호물자 조율 기구 코갓(COGAT)은 전투 지역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17일부터 텐트 등 피란 물품 배급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이 물품들은 이스라엘 국방부 검수를 거쳐 케렘샬롬 검문소를 통해 유엔 및 국제 구호단체들이 운송할 예정이다.
 
다만 실제 이주 시점이나 목적지가 라파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이스라엘군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번 배급이 가자 북부 주민들을 위한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도 답하지 않았다고 외신은 전했다.
 
대규모 이주 계획 발표에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억류된 이스라엘 인질 가족들은 인질 안전을 이유로 반발했다.
 
이스라엘 인질 가족 단체는 17일을 총파업의 날로 선포하고 전국적인 시위를 예고했다. 이들은 이스라엘인들에게 거리로 나오라고 촉구하며 “전국에서 수백만 명이 일상을 멈추고 인질 50명을 모두 집으로 돌아오도록 하는 정의롭고 도덕적인 투쟁에 동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도 가자지구 전역에 이스라엘군 공습이 이어졌다. 남부 칸 유니스의 나세르병원은 ‘안전지대’로 지정된 해안 지역 무와시의 대피소가 공습을 받아 어린아이를 포함한 한 가족이 숨졌다고 전했다. 무와시는 인구 밀도가 높은 지역으로 네타냐후 총리가 향후 공세 확대 지역으로 지목한 곳 중 하나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공습에 대해 언급하지 않으면서 군이 하마스의 군사능력을 해체하고 민간인을 해치지 않도록 예방 조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엔은 가자지구 내 기아와 영양실조 상황이 전쟁 발발 이후 최악 수준에 이르렀다고 경고했다. 가자 보건부에 따르면 지난 24시간 동안 영양실조로 사망한 인원은 11명으로 이 중 1명은 어린이다.
 
가자지구 보건부 집계에 따르면 가자 전쟁 발발 이후 영양실조로 숨진 주민은 현재까지 251명에 달한다.
 
최근 이탈리아 병원으로 이송된 가자지구의 한 20세 여성도 결국 사망했다. 이탈리아 병원 측은 사망자가 영양실조 상태였는지 여부는 밝히지 않았으나 “심각한 신체 저하 상태”에 있었다고 전했다.
 
구호품 배급 과정에서도 인명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지난 5월부터 가자지구에서 식량 등 구호품을 받으려다가 숨진 주민이 1760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 중 가자인도주의재단(GHF)이 운영하는 가자지구 배급소 근처에서만 994명이 사망했고 구호품 수송 경로에서 766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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