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시카고 이민단속 시사…"전쟁부 이름 유래 알게 될 것"

  • 영화 패러디 사진 소셜미디어에 게재…"아침에 나는 추방 냄새가 좋다"

  • 민주당 즉각 반발…"美대통령이 도시와 전쟁 선포…역겹고 정상 아냐"

사진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루스소셜
[사진=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루스소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민주당 텃밭인 시카고에서 대규모 불법 이민자 추방을 시사했다. 단속에는 국방부에서 이름을 바꾼 전쟁부가 나설 태세다.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 도시와 전쟁을 선포하고 있다며 즉각 반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자신 소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베트남전쟁을 소재로 한 1979년작 영화 ‘지옥의 묵시록’을 패러디한 사진을 게재하며 “아침에 나는 추방 냄새가 좋다”고 적었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이 “아침에 나는 네이팜탄 냄새가 좋다”고 말한 것을 빗댄 것이다.
 
해당 사진에는 도시의 고층 건물들을 배경으로 헬리콥터와 화염을 뒤로 한 트럼프 대통령이 담겼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시카고는 전쟁부라는 이름의 유래를 곧 알게 될 것”이라는 글귀를 함께 남겼다.
 
그는 전날 국방부를 전쟁부로 개명하기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국방부는 6일부터 홈페이지와 온라인 주소도 모두 전쟁부로 바꾸며 신속하게 새 명칭을 공식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국방부는 백악관이 내놓은 설명자료를 인용해 “전쟁부라는 이름은 오직 방어 능력만 강조하는 국방부에 비해 준비 태세와 결의를 더 강력하게 전달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수주째 민주당 우세 지역인 시카고에 주방위군을 배치하겠다고 경고했다. 시카고 범죄를 막기 위해 연방 차원의 개입이 필요하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 주방위군과 해병대를 투입한 데 이어 지난달 워싱턴DC에도 주방위군을 투입하고 이곳의 임시 치안권을 장악했다.
 
민주당은 곧바로 날선 반응을 보였다. 민주당 소속인 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는 이날 소셜미디어 X에 “미국 대통령이 한 도시와 전쟁을 선포하고 있다”며 “이것은 농담도 아니고 정상적인 상황도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프리츠커 주지사는 “일리노이는 독재자를 꿈꾸는 자의 협박에 굴하지 않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일리노이주 민주당 상원의원인 딕 더빈은 트럼프 대통령의 게시물에 대해 “역겹다”고 원색 비난했다. 그러면서 그는 “군대가 시카고에 진입한다거나 전쟁부가 개입할 것이라고 암시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시카고 이민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경각심을 느끼고 있는 모양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히스패닉계 주민이 대부분인 시카고 필센 지역에서는 이날 멕시코 독립기념일(9월 16일)을 앞두고 이를 기념하는 퍼레이드가 열렸는데 예년과 달리 인파가 거의 모이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현장에서 주민들에게 이민세관단속국(ICE) 활동이 목격될 경우 이를 널리 알릴 수 있도록 주황색 호루라기를 나눠주던 푸에르토리코 출신의 한 남성은 “사람들이 두려워하고 있고 그럴만하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이민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도 벌어졌다. 이날 저녁 수백 명의 시위대는 시카고 시내 그랜트공원 근처에 모여 “ICE는 시카고에서 나가라”고 쓰인 플래카드를 들고 “이민자도 환영한다”는 구호를 외쳤다.
 
미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시카고의 인구는 270만명으로 이 중 최소 15만명이 불법 체류자로 추정된다. 이는 전체 가구의 약 8%를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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