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주 55일 만에 검거된 이기훈 삼부토건 부회장, 구속심사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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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피의자로 지목된 이기훈 삼부토건 부회장(겸 웰바이오텍 회장)이 재차 구속 기로에 놓이자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출석을 포기했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날 오후 3시 30분 서울중앙지법 이정재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예정된 심사에 나오지 않기로 했다. 현재 서울구치소에 수용 중인 그는 법원에 출석 의사가 없음을 알리고 심사 기회를 포기했다.

영장실질심사는 피의자의 방어권과 인권 보호를 위해 법관 앞에서 직접 혐의를 소명할 수 있도록 마련된 절차다. 그러나 이 부회장이 출석하지 않음에 따라 법원은 특검팀이 제출한 수사 기록과 증거만을 토대로 구속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결과는 이르면 이날 중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 부회장은 앞서 지난해 5~9월 삼부토건 주가를 조작해 수백억원대 부당이익을 챙긴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를 받고 있다. 삼부토건은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참여하는 것처럼 투자자들을 속여 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조사됐으며, 당시 주가는 1000원대에서 두 달 만에 5000원대까지 치솟았다.

특검팀은 지난 7월 14일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그는 17일 심사 당일 도주해 55일간 행방을 감췄다. 경기 가평, 전남 목포, 경북 울진 등지를 옮겨 다니며 추적을 피해온 그는 결국 전날 목포의 한 빌라에서 검거됐다.

이 부회장의 신병이 확보되면서 웰바이오텍 주가조작 의혹 수사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삼부토건과 웰바이오텍을 연결하는 고리로 이 부회장을 지목하고 있다. 웰바이오텍 역시 삼부토건과 마찬가지로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을 명분 삼아 투자자들을 속이고 시세를 조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수사가 이 부회장을 통해 김건희 여사로 이어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과거 김 여사의 측근으로 지목된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삼부토건 주가 급등 직전 “삼부 내일 체크”라는 메시지를 남긴 사실이 확인되면서다. 이 전 대표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당시 김 여사의 계좌를 관리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다만 특검은 김 여사 연루 정황을 찾지 못했고, 이 전 대표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만 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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