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00만원 장학금 받다가 총격범으로…찰리 커크 살인 용의자는 누구? 

  • 美 여야 정치인들 경악…청년 보수층 결집 전망도 

찰리 커크 암살 용의자 타일러 로빈슨 사진UPI·연합뉴스
찰리 커크 암살 용의자 타일러 로빈슨 [사진=UPI·연합뉴스]

“장학금 수혜자에서 현상범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최측근인 청년 보수 활동가 찰리 커크(31)에게 지난 10일(현지시간) 총격을 가해 살해한 혐의를 받는 용의자 타일러 로빈슨(22)을 두고 현지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내린 평가다. NYT와 USA투데이 등 외신들은 12일자 기사를 통해 살인 용의자로 전락한 로빈슨의 삶에 대해 다뤘다. 

로빈슨은 형과 부모 등 가족과 함께 유타 남부에 있는 세인트조지라는 도시에서 자랐다. 로빈슨은 조용한 성격으로 공부는 곧잘했다고 한다. 로빈슨의 엄마인 앰버는 2020년 아들이 미국 대입 시험인 ACT에서 36점 만점에 34점을 맞았고, 대학 교육을 고교 시절 미리 이수하는 AP 과정 4개를 이수했다고 한다. 또 앰버는 아들이 유타주립대에서 3만2000달러(약 4400만원)의 장학금을 받고 다니게 된 점을 자랑하기도 했다. 이에 유타주립대 측은 로빈슨이 2021년 한 학기 동안 예비 공학 전공으로 다녔을 뿐이라고 거리를 두기도 했다. 현재는 세인트조지에 있는 딕시기술칼리지 3학년에 재학 중이다. 

지인과 이웃들은 로빈슨의 이 같은 범행에 충격을 전했다. 16년간 이웃에 살았던 크리스틴 슈비어만은 “그는 친구가 몇 명에 불과했고 매우 조용했다”면서 “음악적이고 똑똑했다”고 회고했다. 고교 시절 같은 반 친구였던 키튼 브룩스비(22)는 “(똑똑한 친구가 머리를) 그런 식으로 (범죄에) 사용한 게 슬프다”고 전했다. 또 친구들은 로빈슨이 비디오게임을 좋아했었다고 기억했다. 

NYT는 범행 당시 로빈슨이 룸메이트와 거주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부모가 살고 있는 집에서 차로 10분 거리다. 경찰은 로빈슨의 룸메이트를 조사했으며, 해당 룸메이트에게서 로빈슨이 총을 은닉하고 범행 후 옷을 갈아입었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메시지를 확인했다고 한다. 경찰은 또 로빈슨의 총과 사용하지 않은 탄약도 압수했다. 탄약에는 “헤이 파시스트 잡아봐!”라고 새겨져 있었다. 
 
폭력에 美 사회 경악…청년 보수 결집 전망도

이번 사건은 정치인에 대한 테러라는 점에서 공화당과 민주당 양 당에서 폭력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특히 폭력을 직접 경험한 정치인들은 목소리를 더 높였다. 대선 당시 귀에 총알을 맞았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표적이다. 그는 커크의 암살로 인해 “슬픔과 분노로 가득 차 있다”면서 범행을 강력 비난했다. 

2011년 총기 난사 사건으로 뇌손상을 입어 의원직을 사퇴했던 게이브리얼 기퍼즈 전 민주당 연방하원의원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목소리를 냈다. 기퍼즈 전 의원은 “민주주의 사회는 언제나 정치적 불일치가 있게 마련”이라면서 “하지만 우리는 미국이 의견 불일치를 폭력으로 해결하는 것을 절대 용납하는 나라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적었다.

망치를 들고 집을 찾아온 괴한에게 남편이 테러당했던 경험이 있는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도 “유타밸리대에서 있었던 충격적인 총격 사건은 부끄러운 일”이라며 “우리나라에 정치 폭력은 설 곳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번 사건으로 미국 청년 보수가 결집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미 정치전문지 폴리티코와 인터뷰한 보수 활동가 이사벨라 델루카(25)는 “(찰리 커크는 사망했지만) 그의 목소리는 죽지 않았다”면서 “우리는 물러서지 않고 전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델루카는 2021년 1월 6일 의회 점거 혐의로 구속됐지만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사면받은 인물이다. 

엘리자베스 버밀러 뉴욕타임스 대기자는 1968년 흑인 인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암살 이후 57년 만에 또 다른 양극화 상황에 놓였다고 진단했다. 버밀러 대기자는 “킹 목사와 커크는 다른 사람에게 열정을 불어넣는 것 외에 큰 공통점이 없지만, 두 사람의 사망은 폭력적인 정치적 수사와 당파적 분노로 가득 찬 (미국이라는) 나라에서 일어났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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