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 정부가 금 시장의 구조적 개혁을 통해 다양성과 투명성을 대폭 강화하는 정책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베트남 정부는 지난달 26일 금 사업 관리에 관한 2012년 제24호 법령을 개정·보완한 제232호 법령(ND 232)을 공포했다. 이는 오는 10월 초부터 시행 예정으로, 그동안 베트남 금 시장을 제약해온 여러 병목 현상을 해소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는 기업과 상업은행이 금괴 생산에 참여할 수 있는 조건을 새롭게 추가한 것이다. 관련 규정에 따라 조건에 부합하는 기업과 은행의 금 생산과 거래 활동이 허용된다. 동시에 정부는 금괴 브랜드에 대한 국가의 독점 체제를 공식 종료하고 원자재 금 수입을 허용하는 대상의 범위를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허가를 받은 기업과 은행은 순도 99.5% 이상의 금괴 또는 금 원재료만을 수입할 수 있고 수입 금의 적용 기준과 수량, 순도를 공개하고 책임져야 한다. 사업자들은 생산한 금괴에 대해 보증을 제공하고 정확한 생산 데이터를 보관하는 정보 시스템도 구축해야 한다. 또 중앙은행의 요구에 따라 시스템을 연동하는 의무도 부담하게 된다.
법령에 따르면, 자본금 측면에서 일부 기업 및 상업은행은 이미 금괴 생산 및 원자재 금 수입을 위한 허가 조건을 충족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자본금이 1조 동(약 530억원) 이상인 ▲SJC ▲PNJ ▲도지 등 대형 귀금속업체들이 여기에 포함된다. 금융권에서는 자본금이 5조 동 이상인 8개 주요 은행인 ▲비엣콤뱅크 ▲BIDV ▲비엣틴뱅크 ▲아그리뱅크 ▲VP뱅크 ▲테크콤뱅크 ▲MB ▲ACB가 진출 자격을 갖췄다. 이에 따라 금괴 생산자 및 원자재 금 수입자 자격을 갖춘 기관들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국가가 금괴 브랜드에 대한 독점을 종료함으로써, 생산 및 수입 권한을 확대되고 금 시장 내 공급이 다양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민들은 더 많은 선택지를 갖게 되고 시장은 더욱 경쟁적이고 투명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국내외 금 가격 간 격차와 브랜드 간 가격 차이를 줄이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보석 및 미술용 금 시장에도 새 법령이 적용된다. 이 역시 공급을 확대하고 투명성을 높이며 공급을 안정시켜 보석 생산업체가 장기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
베트남 금 시장 전문가들은 ND 232에 대해 시장 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할 혁신적 조치라고 일제히 평가했다. 후인 쭝 카인 베트남금사업협회 부회장은 ND 232가 금 시장을 새로운 단계로 진입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공급이 증가하면 국내외 금 가격 차이가 줄어들고 다양한 금괴 브랜드는 소비자에게 더 많은 선택지를 제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레 쑤언 응아 국가금융감독위원회 전 부위원장도 이 법령이 시행되면 국내 금 시장이 오랜 문제들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응아 전 부위원장은 새로운 정책의 주요 효과로 ▲국내외 금 가격 차이 축소 ▲금 밀수 억제 ▲시민의 금 거래 용이성 제고를 꼽았다.
전문가들의 이같은 분석은 베트남 정부의 금 시장 개혁 정책이 단순한 규제 완화를 넘어 시장 구조 자체를 혁신하는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따라서 정부의 조치가 향후 시장 판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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