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와 음악이 빚은 밤…하성호와 서울팝스 37주년 무대

사진독자제공
[사진=독자제공]
비가 내린 숲속, 감미로운 선율은 오히려 더 선명하게 파고 들었다. 

'37주년 하성호와 서울팝스오케스트라 – 숲속의 페스티벌'은 궂은 날씨조차 공연의 일부로 삼아냈다.

지난 12일 서울어린이대공원 야외음악당. 쏟아지는 빗방울 속에서도 관객들은 자리를 지켰고, 우산 너머로 흘러나온 선율은 자연과 하나가 되어 울렸다.

공연장은 숲의 바람과 빗소리를 품은 거대한 악기로 변했다. 조명이 비에 반사될 때마다 오케스트라의 음은 한층 더 깊어졌다. 관객들은 어깨를 움츠린 채 숨조차 줄이며 음악에 몰입했다.

하성호 지휘자는 빗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공연의 흐름을 이끌었다. 영화음악, 팝스, 클래식이 교차하는 레퍼토리는 서울팝스의 정체성을 보여줬다.

야외라는 불완전한 조건은 오히려 오케스트라의 진가를 드러내는 기회가 됐다. 박수는 빗소리보다 컸다. 커뮤니티 후기에 남겨진 문장들도 이 날의 진동을 고스란히 전하고 있었다. 

37년의 역사와 함께한 이 밤, 서울팝스오케스트라는 비를 적셔 음악을 피워냈다. 궂은 날씨 속에서도 무대는 꺼지지 않았고, 오히려 더 깊게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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