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원시스, 주주 간담회 돌연 연기…주주연대 "터널링 의혹 강력 대응"

 
사진다원시스
[사진=다원시스]

철도 전문 기업 다원시스가 시끄럽다. 신규 자회사 설립을 두고 소액주주들과 회사 측의 갈등이 악화일로다. 특히 소액주주들은 회사 측이 본업 경쟁력이 약화되는 가운데 자회사를 만들어 핵심 자산을 빼돌리고 있다며 강력 대응에 나선 상황이다. 회사 측은 이에 오는 23일 주주 간담회를 열기로 했으나 돌연 일정을 연기해 주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다원시스는 “금융당국의 감시 강화와 일부 언론 보도 등에 따른 리스크를 고려한 결과 주주간담회 일정을 연기한다”고 밝혔다. 간담회가 언제 개최될지는 미정이다.
 
다원시스 소액주주들과 회사는 현재 갈등을 겪고 있는데 이번 간담회 연기 결정은 주주들의 불만을 더욱 키웠다. 양측 갈등의 핵심은 다원시스의 자회사 다원파워트론이다. 다원시스는 지난 6월 다원파워트론을 설립했으며 기존 반도체 특허를 이 회사로 이전했다.
 
주주연대 측은 다원시스가 철도사업 납기를 지키지 못하는 등 본업에서 경쟁력을 상실하는 가운데 핵심 사업과 기술을 자회사로 옮기고 있다는 입장이다. 다원시스는 최근 몇 년간 수주를 대거 받아왔지만 철도를 제대로 납품하지 못하고 있다. 주주들은 다원시스가 사업 경쟁력이 떨어지는 모회사를 ‘빈 껍데기’로 만들고 경영진 등은 빠져나오면서, 자회사를 중심으로 새로운 사업을 키우려는 터널링 행위를 저지르고 있다고 보고 있다. 터널링은 지배회사가 주주 동의 등 없이 회사 자산을 대주주나 특수관계인이 지배하는 계열사로 이전시키는 행위를 뜻한다.
 
박선순 대표의 다원시스 지분 감소 또한 이어지고 있다. 2015년 26.4%였던 박 대표의 다원시스 지분은 2020년 20%까지 줄었고 올해 초에는 14.54%까지 하락했다. 이런 상황 속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ACT)에 결집한 다원시스 주주는 전날 기준 1606명으로 합산 지분율은 15.56%에 달한다. 최대주주 박 대표와 특수관계인 7인의 합산 지분율 약 14.54%를 넘어 소액주주 연대가 최대주주 지분을 뛰어넘은 상황이다.
 
주주연대는 액트를 중심으로 결집해 강력 대응할 계획이다. 소액주주들은 “신뢰가 무너진 상황에서 자회사를 흡수해 원래대로 돌려놓는 것이 최선”이라며 원상복구를 요청하고 나섰다. 또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탄원서를 대통령실과 국회, 금융당국 등에 전방위적으로 제출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다원시스 측은 반도체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자회사 설립이 필요했다고 해명했다. 다원시스는 “철도사업과 반도체 사업은 시장 구조와 고객 특성이 달라 분리가 필요하다”며 “자회사는 다원시스 100% 소유로 주주가치에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주주들은 과거 또 다른 자회사 다원메닥스 사례를 들며 이 회사 또한 유상증자 등을 진행하면서 다원시스 지배 지분이 줄어왔다고 지적했다.
 
한편 갈등이 지속되는 상황 속 다원시스 주가도 맥을 못 추고 있다. 다원시스는 전 거래일 장중 5700원에 거래됐는데 이는 52주 신저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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