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소부장株 강세 속 대차잔고 급증…단기 변동성 경고등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반도체 대형주 훈풍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종목으로도 번진 가운데 대차잔고가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대차잔고 증가는 공매도 가능 물량 확대를 의미해 단기적으로 주가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대차잔고는 공매도 거래가 재개된 3월말 6조5422억원에서 18일 기준 7조7229억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의 대차잔고는 3조5319억원에서 9조3161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대차거래는 투자자가 다른 투자자에게 일정한 수수료를 받고 주식을 빌려주는 거래다. 공매도 투자자는 대차거래를 이용해 미리 주식을 빌려 판 뒤 주가가 실제로 하락하면 싼값에 다시 사서 갚는다. 무차입 공매도가 금지돼 있어 공매도를 위해서는 대차거래가 필수다. 때문에 공매도 선행지표로 여겨진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차잔고는 특히 이달 증가세가 뚜렷해졌다. 주가가 단기간 급등한 영향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불과 15거래일 만에 14.18% 올랐고 SK하이닉스는 31.96%나 뛰었다.

소부장 종목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하나마이크론의 대차잔고는 3월말 496억원에서 1306억원으로 163.31% 불었다. 371억원 수준이던 티씨케이 대차잔고 역시 972억원으로 71.13% 늘었고, 피에스케이와 코미코는 각각 56.42%, 117.67% 증가했다.

이런 대차잔고 증가세는 최근 주가 급등과 맞물려 나타나고 있다. 하나마이크론은 이달 들어 40.93% 올랐고 티씨케이 46.82%, 피에스케이 27.72%, 코미코 23.09% 등 이달 코스피 수익률(8.14%)를 크게 앞지른다.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렸지만 부담도 함께 커지고 있다. 높아진 대차잔고와 차익 실현 압력이 맞물리면서 단기 변동성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대차잔고 증가가 반드시 공매도로 이어진다고 볼 수는 없다. 차익 거래나 헤지 수단으로 대차를 늘리는 경우도 많아서다.

전문가는 반도체주가 주가 급등에 따른 숨 고르기가 나타날 수 있지만 주가 상승을 점친다. 류형근 대신증권 연구원은 "단기간에 주가가 급등한 만큼 잠시 쉬는 구간이 찾아올 수 있으나, 연말까지 투자의 시계열을 늘려서 본다면, 아직 상승 여력이 남았다"며 "수요의 상향이 사이클을 이끄는 주요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동반 상승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소부장 업체들도 함께 상승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차용호 LS증권 연구원은 "이번 상승 사이클은 고대역폭메모리(HBM)보다 범용 메모리가 기여하는 바가 월등히 크기 때문에 소부장 업체들에 대한 관심을 지속해서 가져갈 수 있다"며 "낸드 밸류체인은 감산의 가동률이 이제 상승하는 단계로, 본격적인 증설까지 기대감이 좀 더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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