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이날 유엔 본부에서 한 연설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이 (이란 핵) 평화협상에 극심한 타격을 입혔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죽였다”고 적혀있는 문건을 연설 중 선보이기도 했다.
이번 강경 발언 조짐은 페제시키안의 미국 입국 전부터 예상된 것이다. 당초 페제시키안 팀은 뉴욕 유엔 총회 참석 기간 동안 독일과 프랑스, 영국 등 유럽 국가들과 막판 핵협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페제시키안이 미국에 도착하기도 전에 이란의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미국과의 모든 핵협상에 대해 선을 긋는 발언을 23일 하면서 찬 물을 끼얹었다는 외신의 평가가 나왔다.
온건파로 꼽히는 페제시키안은 작년 유엔 총회 연설에서는 유화적인 제스처를 보여 관심을 모았다. 당시 그는 미국이 탈퇴해 폐기된 ‘이란 핵 합의(JCPOA)’ 복원 협상에 나설 용의가 있다고 밝히는 한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유엔 본부에서 회담하기도 했다. 작년과 올해 모두 페제시키안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회담은 불발됐다.
이란 외교관 ‘코스트코 금지령’
한편, 미국 정부는 이번 유엔 총회 참석차 뉴욕을 찾은 이란 외교관들에 대해 코스트코 등 창고형 매장 방문을 금지했다. 미 국무부는 22일 토미 피곳 대변인 명의로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미국은 유엔 총회에 참석한 이란 대표단의 움직임과 창고형 매장 방문, 사치품 구매 등을 제한하는 것을 통해 이란 정권에 최대한의 압박을 가한다”고 발표했다.
피곳 대변인은 또 “(이란) 국민들은 인프라와 물, 전기가 부족해 가난에 시달리고 있는데 고위 성직자들은 (유엔 대표단으로) 뉴욕에 와서 쇼핑을 하느라 흥청망청하는 것을 우리는 용인할 수 없다”면서 “이란 국민들은 구할 수 없는 물품을 정권 관계자들이 유엔 사절을 핑계로 구해가는 것을 막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란 유엔 대표부 주재 외교관은 물론 이번에 유엔 총회차 방문한 이란 정부 관계자들은 코스트코, 샘스클럽 등 미국 내 모든 창고형매장에서 회원권을 사거나 구매하려면 미국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CNN 방송은 보도했다. 또한 시계, 보석, 전자제품, 술 등 1000달러 이상의 사치품이나 6만 달러 이상 가격의 자동차를 구매하려면 역시 미국 정부의 허가가 필요하다. 방송은 “미국에서 구할 수 있는 물품 중 상당수는 (경제) 제재로 인해 이란에서 구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이란은 이슬람 국가로 자국 내에서 술 소비를 엄격히 금하고 있다. 이번 제재 내용은 미 정부 관보에 게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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