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퇴하는 금리인하 기대…국고채 10·30년물 연중 최고치

  • 3년물 연 2.582%…4거래일째 기준금리 상회

연합뉴스
[연합뉴스]
미국과 한국에서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동시 후퇴하면서 국고채 금리가 박스권을 뚫고 상승했다.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연말까지 시장금리가 더 오를 것이라고 전망한다.

30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전 거래일보다 1.9bp(1bp=0.01%포인트) 오른 연 2.582%에 장을 마쳤다. 국고채 3년물은 시장금리를 대표하는데, 지난 25일 이후 4거래일 연속 기준금리(연 2.50%)를 웃돌고 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할 것이란 기대가 매우 약해진 것으로 해석된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빠르게 내릴 것으로 예상되는 시기에는 국고채 금리가 발빠르게 하락하며 기준금리를 밑돌기도 하는데, 지금은 국고채 3년물 금리가 지난해 4월 이후 1년 5개월 만에 기준금리 위로 올라온 상황이다. 

10년물 금리는 1.2bp 상승한 연 2.951%, 30년물 금리는 2.3bp 오른 연 2.841%를 기록하며 연중 최고치를 찍었다. 5년물과 2년물은 각각 1.3bp, 0.6bp 상승해 연 2.734%, 연 2.525%에 마감했다. 20년물과 50년물은 각각 2.9bp, 1.7bp씩 올라 연 2.916%, 연 2.702%를 기록했다.

경기가 반등하는 상황에서 서울 집값과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는 점은 한국은행의 인하 기대감을 낮추는 요인이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는 전거래일보다 4.2원 오른 1402.9원을 나타냈다. 3500억 달러 대미 투자 불확실성이 환율 변동성을 키우면서다.

최근 이창용 한은 총재와 한은 금통위원들은 잇달아 부동산 시장을 우려하며 매파적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미셀 캉드쉬 중앙은행 강연에서 "한국과 같은 나라는 금융안정을 목표로 하 는 만큼 중립금리를 고려할 때 다른 나라보다 약간 더 높은 수준으로 금리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 하다"고 언급했다.

황건일 금융통화위원은 "연내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 뒀지만, 당장은 금융안 정에 좀 더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발언했으며, 지난 금통위에서 금리인하 소수의견을 개진했던 신성환 금통위원도 "주택가격 상승 기대가 높으며 통화정책 완화 국면에서 금융불균형 재확대 우려가 높아질 수 있는 만큼 거시건전성 정책 강화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은이 '9월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서 '6·27 부동산 대책'에 따른 "집값 상승폭 둔화 정도는 과거 대책에 비해 제한적"이라고 밝힌 것도 한은이 기준금리 추가 인하에 소극적일 것이란 전망에 힘을 실었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최근 한은 총재와 일부 금통위원 들의 발언을 토대로 금융안정 리스크에 대한 한은의 우려가 예상보다 훨씬 더 크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여기에 연준이 금리 인하 사이클을 재개했는 데도 불구하고 원화 약세가 지속되고 있는 점도 통화정책 완화 결정에 부담을 주는 요인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한미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약화한 가운데 다음 달 휴장으로 시장 대응이 불가능한 긴 추석 연휴까지 앞두고 있어, 외국인의 국채 선물 매도를 통한 포지션 정리가 이어진 걸로 보인다. 이미 국고채 금리가 큰 폭 상승(채권 가격은 하락)했음에도 투자 불안심리에 국내 기관의 매수세 유입도 제한적인 형국이다. 

외국인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끝난 직후인 지난 22일부터 전날까지 6거래일 연속 3년 국채 선물을 순매도했다. 특히 지난 24일(2만9449계약)에는 역대 다섯 번째로 큰 순매도를 보이기도 했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하기가 일단락되었다는 인식이 커지면 장단기 스프레드는 정상화 압력이 커지게 된다"며 "연말까지 국고 3년물 2.60%, 국고 10년물 3.0%를 상회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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