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게임이 'K컬처 300조 비전' 실현의 핵심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단순 수출 확대를 넘어, 한국 고유의 문화와 매력적인 세계관을 담은 게임 제작 전략이 글로벌 경쟁력 확보의 필수 조건으로 제시됐다.
1일 이창열 카카오게임즈 전 실장은 K컬처포럼이 주최한 '이재명 정부 K컬처 300조 실현 정책토론회'에서 "기존 K게임은 한국 문화에 대한 고유 정체성이 부족했다"며 "넥슨의 전우치, 펄어비스의 도깨비처럼 한국 전통 소재를 담은 게임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단순한 캐릭터나 배경을 넘어서 친절하고 매력적인 세계관 전달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고스트 오브 쓰시마처럼 일본 문화 기반 게임이 세계적으로 히트한 사례를 참고해, 한국적 소재를 충분히 매력적으로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K컬처 300조 비전은 한국 콘텐츠 산업의 국내 시장 가치와 수출을 합쳐 2030년까지 300조원 규모로 성장시키겠다는 정부의 전략이다. K팝과 드라마뿐 아니라 게임·웹툰 등 다양한 장르가 포함되며, 특히 게임은 전체 K컬처 수출의 약 70%를 차지해 핵심 동력으로 꼽힌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게임 산업 성장을 위한 정책적 과제도 논의됐다. 전문가들은 창의적인 프로젝트를 안정적으로 지원하기 위해서는 모태펀드 규모를 확대하고, 게임 특화 펀드 조성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정부가 운용하는 모태펀드는 민간 벤처캐피털이 투자 위험을 줄이고 게임 스타트업에 자금을 공급할 수 있는 기반으로, 규모가 커질수록 대규모 제작비가 필요한 콘솔·글로벌 게임 프로젝트에 더 많은 자금이 흘러갈 수 있다.
게임 특화 펀드 조성은 특정 장르나 소재를 겨냥해 초기 단계의 실험적 프로젝트에도 자금이 투입되도록 하는 방식이다. 한국적 정체성을 담은 콘텐츠 제작을 장려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토론회에서는 게임 외에도 K푸드와 K뷰티의 글로벌 전략이 공유됐다. '넥스트 한류' 저자인 고삼석 동국대 교수는 "왜 한국은 '케데헌(케이팝 데몬 헌터스)'을 만들지 못했는지 고민해야 한다"며 "한국 콘텐츠의 기획력은 뛰어나지만 제작 재원과 유통 구조가 취약해 제작사가 충분한 수익을 얻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글로벌 플랫폼 의존도를 낮추고 지식재산권(IP) 경쟁력을 확보해야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영갑 농심 면마케팅팀 팀장은 '케데헌 속 K푸드 글로벌 확산 전략'을 발표하며 K라면·K스낵이 현지 소비자 취향에 맞춰 진화하는 과정을 설명했다. 류광한 뷰티더라이브 대표는 온라인 플랫폼과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통한 K뷰티의 해외 공략 사례를 소개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