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긴 추석연휴를 보낸 국내 증시가 다음 주 역시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상승세를 지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높아진 주가 수준에 나타날 변동성도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지수는 전장 대비 61.39(1.73%) 오른 3610.60에 마감했다. 이번 주 하루만 개장한 코스피는 지난 10일 장 중 3617.86까지 오르며 사상 처음으로 3600포인트를 돌파했고 종가 기준으로도 역대 첫 3600선에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 1, 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코스피 상승을 주도했다.
다음주도 시장 전문가들은 인공지능(AI), 반도체 호재에 힘입은 상승세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한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AI에 대한 자신감과 경기 둔화가 혼재된 상황에서 ASML, TSMC 등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발표를 통해 기술주 강세가 연장될 수 있을지 확인해야 한다"며 "삼성전자의 실적 반등 여부도 중요하다"고 짚었다.
강 연구원은 "1400원대로 재진입한 원/달러 환율이 시장에 경계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AI, 반도체 호재를 주가에 반영하면서 코스피를 지지해줄 것"이라며 "AI로 시선이 재차 집중된 상황에서 경기 지표가 큰 영향을 주지 않고 있지만 미국 CPI·소매판매 등 주요 지표 발표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는 15일에는 미국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 16일에는 미국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9월 소매판매 등이 발표된다. 9월 CPI의 경우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전 연내 추가 금리 인하 여부에 영향 줄 물가 지표로 꼽힌다. 기업 실적 발표는 오는 14일 삼성전자의 3분기 잠정실적이 예정돼 있다. 또 15일 ASML, 16일 TSMC도 실적을 발표한다.
모든 자산이 강세를 보이는 '에브리싱 랠리'가 나타나면서 단기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에브리싱 랠리는 과거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로금리 정책기, 코로나19 이후 재정·통화 정책이 동시에 완화되던 시기에 나타난 적이 있으나 현재는 금리 인하가 실제로 단행되기 전에 선반영된 기대심리에 의해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셧다운이 장기화돼 10월 FOMC에서 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될 경우 단기 조정이 불가피하겠으나, 결국 연준이 금리 인하 사이클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중장기적으로 주가의 상승 흐름은 이어질 전망"이라고 부연했다.
대신증권은 차주 보수적인 접근을 추천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셧다운 장기화 시 9월 CPI, PPI, 소매판매 등 주요 지표는 FOMC 이전에 발표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15일은 미국 현역 군인 등 공무원 급여 예정일인데 이를 넘기게 될 경우 금리 인하 기대에서 셧다운이 미국 경기와 소비, 고용의 영향의 심리 영향이 커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삼성전자의 3분기 잠정실적이 공개되면서 차익실현이 나타날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이 연구원은 "AI 모멘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주가 또한 급등. 중장기적으로 AI 산업을 필두로 한 반도체 모멘텀은 유효하나 실적을 선반영한 주가로 인해 단기 차익실현 심리도 유입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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