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양평 공무원 변호인 "김건희 특검, '직권남용' 고발"

  • 변호인, 신문조서 열람 신청...조서 허위·진술 강요 의혹 제기

  • 특검 "수사 절차 전반 재점검"

지난 10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경기 양평군청 소속 50대 사무관 A씨의 변호사인 박경호 변호사국민의힘 대전 대덕 당협위원장이 14일 광화문 KT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0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경기 양평군청 소속 50대 사무관 A씨의 변호사인 박경호 변호사(국민의힘 대전 대덕 당협위원장)가 14일 광화문 KT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민중기 특별검사팀(김건희 특검팀)의 조사를 받은 후 세상을 등진 경기 양평군 공무원 A씨의 변호인이 특검팀을 '직권남용' 등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A씨가 사망 전날 선임한 박경호 변호사(국민의힘 대전 대덕 당협위원장)는 14일 오전 11시께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 앞에 설치된 A씨의 추모 분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말했다. 웨스트 빌딩은 김건희 특검팀 사무실이 마련된 건물이기도 하다. 

박 변호사는 "특검팀에 A씨의 피의자 신문 조서에 대한 열람·복사를 신청했다"며 "조서를 검토한 후 위법한 수사를 한 수사관들을 직권남용, 허위공문서 작성, 가혹행위 등으로 고발할 계획"이라고 했다.

박 변호사는 A씨가 생전 자신에게 특검팀이 작성한 신문 조서에 허위 내용이 담겼다고 구체적으로 털어놓은 적도 있다고 폭로했다.

조서에는 양평군수로부터 "잘 봐줘, 잘 처리해 달라"는 전화가 온 게 맞느냐는 질문, 양평군수가 "시행사 서류가 오면 그대로 해주라"고 지시한 게 맞느냐는 질문에 각각 "네"라고 답했다고 적혀 있지만, 실제 A씨의 답변이 아니라는 취지다.

A씨는 조사 당시 워낙 힘들어서 이 부분을 고쳐 달라고 말을 못 했다고 토로했다는 게 박 변호사의 설명이다.

박 변호사는 "결국 당시 양평군수였던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과 공모해 (김 여사 일가 회사에) 개발부담금을 부당하게 면제해줬다는 취지의 진술을 강요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변호사는 현재 공개된 자필 메모는 A씨가 변호인 조력 없이 혼자 쓴 게 맞다며, 필요하면 원본을 수사기관에 제출하겠다고도 밝혔다.

다만 이 메모를 입수한 구체적인 경위에 대해선 "변호사 수임에 관한 비밀 보장과 관련된 부분이라 이 자리에선 말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A씨는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지난 2일 특검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받은 후 지난 10일 양평군 양평읍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가 사망 전 남긴 자필 메모에는 조사에 대한 심리적 고충과 당시 양평군수였던 김선교 의원의 지시에 따랐다는 취지로 진술하라고 특검이 회유했다는 내용 등이 담겨 있다.

이에 국민의힘 등에선 수사기관이 원하는 결론을 유도하려 강압·위법 수사를 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전날 특검팀은 A씨 사망을 계기로 지금까지의 수사 방식 전반을 재점검하고, 인권 침해의 소지가 있었는지 확인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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