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사 3분기 실적 전망 '희비'... 'K-푸드 글로벌 확장'에 성장 달렸다

삼양식품·농심, 해외 라면 인기에 힘입어 호실적 기대

내수 중심 오뚜기 영업익 주춤 해외 유통망 확대 집중

주요 식품사 3분기 실적 전망치 [그래픽=아주경제 미술팀]

올해 3분기 식품업계 실적은 해외 매출 성과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내수 소비 부진이라는 동일한 환경 속에서 수출을 기반으로 성장한 기업들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간 반면, 일회성 비용이나 원재료 부담이 큰 기업들은 수익성 회복에 제약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1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양식품의 3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136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9% 급증할 것으로 전망됐다. 예상 매출액은 36.9% 증가한 6009억원으로 역대 분기 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불닭볶음면' 시리즈가 북미·유럽 등지에서 인기를 이어가며 글로벌 히트 상품으로 자리 잡은 성과로 풀이된다. 삼양식품은 밀양 2공장 가동률을 높이고 아이돌 그룹 '엔하이픈'을 글로벌 앰배서더로 기용하는 등 브랜드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환율 효과와 현지 유통망 확충이 맞물리며 해외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분석된다.

농심도 미국과 일본 등 주요 해외 법인 실적 개선이 예상되고 있다. 3분기 영업이익은 445억원(전년 동기 대비 18.4%↑), 매출은 8835억원(3.9%↑)으로 예상된다.

농심은 신제품 '신라면 툼바'와 '신라면 블랙', '신라면 김치' 등 라인업이 현지에서 호조를 보였고,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와 협업한 한정 패키지도 흥행하며 브랜드 노출 효과를 높였다. 이달 초 독일 쾰른에서 열린 세계 최대 식품 박람회 '아누가(Anuga) 2025'에서 해외 시장 맞춤형 라면 신제품을 공개하는 등 하반기 글로벌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오뚜기는 3분기 예상 매출이 전년 대비 4.2% 증가한 9419억원으로 추정되지만, 영업이익은 4.9% 감소한 604억원으로 예상됐다. 내수 둔화와 판촉비 증가가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미국 북부 코스트코 64개 매장에 진라면 컵라면을 입점시키는 등 해외 유통망을 확장하고 있어 하반기 반등 여력은 남아 있다는 평가다.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라면 모습 [사진=연합뉴스]

라면 3사 외 주요 식품사들 역시 수출·원가 구조 등에 따라 실적 향방이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CJ제일제당은 3분기 매출이 7조6432억원, 영업이익은 3880억원으로 예상된다. 매출은 3.1% 늘지만 영업이익은 6.8% 감소한 수준이다. 바이오 부문 부진과 ERP 교체에 따른 일회성 비용이 수익성에 부담을 줄 것으로 보인다. 롯데웰푸드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전년 대비 1.1% 감소한 752억원, 매출은 4.7% 늘어난 1조1296억원이다. 카카오 원료 고가 매입분이 반영되며 원가 압박이 이어진 것으로 파악된다.

오리온은 중국·베트남 등 해외 법인 실적 회복에 힘입어 3분기 매출이 8333억원으로 전년 대비 7.5%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1423억원으로 3.8%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풀무원 역시 3분기 매출은 8883억원으로 6.6%, 영업이익은 336억원으로 0.8% 각각 증가할 전망이다.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두부·면류 수출이 확대되며 글로벌 부문이 전체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 식품업계에서 수출은 보조축이 아니라 실적을 좌우하는 핵심 엔진이 됐다"며 "3분기는 K-푸드가 글로벌 시장에서 확고히 자리잡은 시기"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라면뿐 아니라 간편식, 디저트 등으로 수출 품목이 다변화되는 만큼 갈수록 글로벌 시장 매출 비중이 한층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