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반도체 수출 호조에 경상수지 흑자 확대…내년엔 둔화 우려"

  • 반도체 수요 폭발에 9월 통관수출 사상 최대

  • 올해 경상수지도 연간 1100억弗 넘어설 전망

표한국은행
[표=한국은행]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0월 기준금리를 동결한 데는 경기 부양 목적의 금리 인하 압박이 줄어든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관세 충격에도 반도체 경기 호조로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지난 8월 전망치인 11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내년에는 미국의 고율 관세 영향이 확대되면서 흑자 폭이 다소 축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은행이 23일 공개한 ‘최근 수출 및 경상수지 상황에 대한 평가와 향후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9월 통관 기준 수출은 659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8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도 같은 달 기준 역대 최대인 91억5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경상수지는 29개월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반도체 수출이 인공지능(AI) 투자 붐에 힘입어 호조를 보인 덕분이다. 올해 3분기 수출 증가율(전년 동기 대비 6.5%) 가운데 반도체는 5.6%포인트를 기여했다. 전체 수출에서의 반도체 비중도 지난해 20%에서 올해(1~9월 기준) 23%로 확대됐다.
 

특히 AI 서버용 반도체 수요 급증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출이 폭발적으로 늘었고, 범용 D램도 HBM 전환에 따른 공급 부족과 서버 교체 수요가 맞물리며 가격이 급등했다.
 

한은은 “반도체 수출은 앞으로도 상당 기간 호조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이미 반도체 수출 금액이 높은 수준에 이른 데다,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HBM 생산능력을 보수적으로 확대하고 있어 내년 수출 증가세는 올해보다 둔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와 내년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각각 1100억 달러, 850억 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앞으로 관세 영향이 확대되면서 수출에 상당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가 본격화되면서 이미 자동차·철강 등 대미 수출은 감소세로 전환된 상태다. 철강은 관세율이 25%에서 50%로 인상된 이후 급격히 줄었고, 자동차 부품과 철강 함유율이 높은 기계류도 8월부터 감소세를 보였다.

한은은 “반도체 중심의 수출 호조와 국제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상품수지 흑자가 확대됐고, 누적된 대외 순자산 증가로 본원소득수지도 개선됐다”며 “앞으로 반도체 수출 증가세가 높은 수준에서 둔화되고 미국 관세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확대되면서 내년에는 수출의 성장 기여도가 낮아질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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