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北 "극초음속 비행체 시험발사"…적정 수준 대미 압박 평가

  • 김정은 위원장 현장 불참·노동신문 보도 없어

  • 미사일 구체 기종이나 세부 제원 공개 안 해

  • 이달 초 열병식 등장했던 '화성-11마' 가능성

  • 전문가들 "美 직접자극 피해…존재감 과시 측면"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22일 동해상으로 미상의 탄도미사일을 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은 지난 5월 8일 이후 167일 만이며 올해 5번째다 같은 날 서울 중구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22일 동해상으로 미상의 탄도미사일을 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은 지난 5월 8일 이후 167일 만이며, 올해 5번째다. 같은 날 서울 중구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북한이 극초음속 비행체 시험 발사를 진행했다고 밝히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둔 시점에서 적정 수준의 대미 압박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현장에 불참하고 내륙 목표를 타격하는 등 도발 수위를 조절하면서도 국제사회에 존재감을 드러내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는 분석이다.

조선중앙통신은 23일 미사일총국 주도로 전날 중요무기체계의 시험을 진행했으며 "평양시 역포구역에서 북동방향으로 발사된 2개의 극초음속 비행체는 함경북도 어랑군 궤상봉등판의 목표점을 강타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이번 시험 발사를 두고 "잠재적인 적수들에 대한 전략적 억제의 지속성과 효과성을 제고해 나가기 위한 국방력 발전계획 사업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특히 박정천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은 "우리의 활동은 명백히 전쟁 억제력을 계속 고도화해 나가자는 데 있으며 그 목적은 자체 방위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시험발사에는 박 부위원장을 비롯해 김정식 군수공업부 제1부부장, 장창하 미사일총국장이 참관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아울러 북한 주민들이 보는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엔 관련 내용이 게재되지 않았다.

이날 북한은 '새로운 무기체계'라고만 언급했을 뿐 구체적인 미사일 기종이나 세부 제원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극초음속 비행체'라는 표현에 비춰볼 때 이달 초 열병식에 등장했던 극초음속 활공체(HGV) 형상의 탄두를 장착한 KN-23 계열의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화성-11마'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와 관련해 "북한이 지난 5일 '국방발전-2025'와 10일 당 창건 80주년 열병식에서 공개했던 화성-11마형 비행체(KN-23 동체·극초음속 글라이더 탄두)로 추정된다"며 "'화성-11다-4.5'와는 탄두부 외관에 큰 차이가 있다"고 분석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 역시 "8차 당대회 국방과제로 김 위원장이 극초음속 개발을 주문한 바 있다"며 "연말 8차 당대회 성과를 앞두고 이 분야 성과를 점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북한의 이번 시험발사는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약 5개월 만에 재개됐다. APEC을 계기로 열리는 한미·한중 정상회담 등을 통해 북한 문제가 논의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국제사회에 존재감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북한이 도발 수위를 조절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홍민 선임연구위원은 "김 위원장의 참관 여부를 미보도한 점, 실용 형식, 내륙 탄착 등을 통해 일단 직접적인 자극은 피하려는 의도가 있다"며 "미국에 대한 '직접적 자극'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중거리급 발사를 통해 미 본토, 주일미군 등을 직접 겨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보도 내용 자체로는 APEC을 겨냥한 것으로 직접 해석되는 것을 피했으나 비행거리나 '초정밀한' 타격 능력을 보이려고 했다는 점에서 적정 수준의 대미 압박 의도"라고 덧붙였다.

양 석좌교수도 "(북한이) 시험발사로 정식 도발로 인식되지 않기 위해 수위조절을 했고, 한국과 미국 등 직접적인 거명 없이 잠재적 적수 등으로 표현했다"며 "(다만) 경주까지 사거리가 도달할 수 있는 탐지가 어려운 미사일 시험발사로 긴장을 고조시키고, 존재감을 과시하려는 측면이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한편 통일부는 이번 발사에 대한 별도 평가를 자제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극초음속 비행체를 새로운 무기 체계라고 했지만 김 위원장이 참관하지 않았고 자체 방위 강화 목적이라고 밝혔다"며 "구체적으로 어떤 의도를 갖고 있는지 평가가 어렵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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