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방문을 앞두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 의지를 거듭 밝히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즉흥 외교'가 또 한 번 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일본으로 향하는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취재진을 만나 오는 29∼30일 방한 기간 김 위원장과 만날 가능성에 대해 "그를 만나면 정말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위원장과 대화 기회가 생긴다면 아시아 순방 일정을 연장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회담이 성사된다면 이는 트럼프와 김정은 간 네 번째 대면 회담이 될 예정이다.
이미 트럼프 대통령은 1기 행정부 시절에도 전례 없는 방식으로 북·미 정상회담을 성사시킨 바 있다. 그는 지난 2019년 6월 방한 직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에 머물면서 소셜미디어(SNS) 트위터(옛 트위터)에 "그곳(한국)에 있는 동안 김 위원장이 이것을 본다면, 나는 비무장지대(DMZ)에서 그를 만나 악수하고 인사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김 위원장을 만나고 싶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에 북한은 약 5시간 만에 최선희 당시 외무성 제1부상 명의로 담화를 내고 “매우 흥미로운 제안”이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을 올린 지 36시간 만에 판문점에서 김 위원장과 만남을 성사시켰다.
WP는 이번 아시아 순방 중 추진 중인 김 위원장과의 회담이 트럼프식 ‘즉흥 외교’의 또 다른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지금의 북한은 2019년의 북한이 아니다"라며, 러시아·중국과의 공조 강화와 핵무력 고도화 등 새로운 위험 요인이 형성돼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북한은 우크라이나전에 병력을 파견하며 러시아와 군사협력을 강화했고, 김 위원장은 최근 중국 전승절 행사에 참석해 시진핑 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함께 모습을 드러내며 북·중·러 협력을 과시했다.
무엇보다 북한이 핵무력 증강에 박차를 가하며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으려는 점이 북·미 접촉의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힌다. 미국 군축협회(ACA)에 따르면 북한의 핵탄두 보유량은 현재 약 50개 수준으로 추정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4일 "나는 그들(북한)이 일종의 핵보유국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WP는 이를 두고 사실상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하려는 듯한 가능성을 시사한다며 "이처럼 중대한 양보(핵보유국 지위 인정)는 실수"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또 "미국이 오랜 비핵화 목표를 포기할 경우 일본과 한국 내부에서는 ‘우리도 핵무기를 가져야 하는 것 아니냐’는 논의가 확산될 것"이라며 "두 동맹국은 미국이 더 이상 신뢰할 수 있는 안보 파트너가 아니라는 우려를 더욱 강하게 느낄 것"이라고 경고했다.
끝으로 WP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의 대화는 목표와 레드라인(한계선)이 있어야 한다"며 "김 위원장이 핵 야망을 포기하도록 설득하고, 미국의 동맹국과 같은 입장을 유지해야 하며, 나쁜 협상으로부터 기꺼이 물러날 의지를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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