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SK그룹으로 편입된 지 13년 만에 영업이익 '10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이 같은 성과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결단과 10년 넘게 쏟은 기술 투자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2011년 부실기업 '하이닉스반도체' 인수를 결심한다. 부친인 최종현 선대회장이 1978년 선경반도체를 설립했으나 머지않아 터진 석유 파동으로 철수했던 반도체 사업을 이어가기 위해서다.
최 회장은 2010년부터 학계, 현장 전문가들과 반도체 산업에 대해 공부 모임을 하며 관련 사업 진출을 모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 특강에서 최 회장은 "반도체를 잘 몰랐지만, 사업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그냥 뛰어든 것"이라며 "3~4년 계속 공부하고 들여다보니 이제는 전문가가 하는 이야기 정도는 알아듣는 수준이 됐다"고 회고한 바 있다.
인수 과정은 녹록지 않았다. 2011년 하이닉스는 채권단 관리 속에서 2273억원 규모의 영업 손실을 내고 있었다.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단기간 내에 판세를 뒤집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내부 경영진의 우려도 팽배했다.
주변의 반대에도 최 회장은 "하이닉스를 초우량 반도체 기업으로 키우기 위해 그룹의 역량과 개인적 네트워크를 총동원하겠다"며 약 3조4267억원을 투자해 하이닉스 인수를 밀어붙였다. 에너지, 정보통신에 이은 신성장 축 확보가 절실하다는 게 최 회장의 판단이었다.
최 회장은 'SK하이닉스'로 사명을 교체한 뒤 대대적 투자를 단행했다. 2015년 경기도 이천시에 본사를 두고 반도체 공장 'M14'를 가동했다. 당시 건설비로만 2조3800억원이 투입됐다. 이와 별도로 15조원에 이르는 기술 투자도 추가로 집행됐다. SK하이닉스 출범식에서 "책임감을 갖고 반도체 사업에 투자해 하이닉스를 크게 키울 것"이란 최 회장의 포부가 실제 경영 전략으로 나타난 셈이다.
고용 인력도 빠르게 늘었다. 2011년 1만9000여 명 수준이던 임직원 수는 올 상반기 3만3600여 명으로 80% 가까이 늘었다. 특히 2021년 노사가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지급에 활용한다'고 합의하면서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입사하고 싶은 회사'로 각광받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역대 최대 영업이익 달성으로 내년 초 직원 1인당 1억원 규모의 성과급을 지급하게 될 전망이다.
최 회장은 지난 8월 '2025 이천포럼'에 참석해 "SK하이닉스가 반도체 1등 기업으로 올라섰지만 여전히 불안이 존재한다. 이제는 AI·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 기술을 속도감 있게 내재화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만들어야 하는 시대"라며 지속적인 기업 혁신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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