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코스피 강세장의 지속 여부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반도체 실적 개선에 따른 이익 성장치가 지수 상승을 견인하는 한편 코스피의 밸류에이션 개선이 이뤄질 경우 4500선은 충분히 도달 가능하다는 예상이다. 전문가들은 증시 부양을 위한 정부 정책이 일관성 있게 이뤄지면서 구체화 단계로 넘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30일 한국거래소는 서울사무소에서 '코스피 5000시대 도약을 위한 시장전문가 간담회'를 개최했다. 해당 행사는 코스피가 4000포인트를 돌파한 것을 기념해 향후 시장 전망과 국내증시 발전을 위해 시장전문가의 의견을 듣고자 마련됐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을 비롯한 거래소 임직원들과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이 참석했다.
간담회에 모인 리서치센터장들은 코스피 지수가 4500선까지는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내년도 기업이익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이익 증가에 힘입어 현재 시가총액의 약 10%인 300조원을 넘어설 것"며 "여기에 밸류에이션 개선이 이뤄지면서 추가로 10% 상승할 여지가 있다고 본다면 산술적으로 20% 가량의 상승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이종현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수 상단을 4500으로 제시했다. 이 리서치센터장은 "4500포인트는 코스피 PER 13배를 적용한 수치"라며 "과거 코스피가 이익증익 사이클에 들어섰을 때 상단 평균치"라고 설명했다. 최광혁 LS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내년 상반기까지 4400에서 4600까지 가능할 것"이라며 "반도체 실적 성장은 가시권에 들어왔으나 AI투자가 내년에도 성장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지 지켜볼 필요가 있고, 미국 소비는 일시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코스피가 5000선을 넘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고태봉 iM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 지수 5000을 넘기 위한 핵심 관건은 반도체 업황 개선이 지금까지의 사이클 내에 있는지 아니면 메가 사이클로 넘어왔는지 여부"라며 "새로운 사이클을 맞은 반도체의 폭발적인 성장, 현재 추진되는 시장구조 개선과 지배구조 개선, AI로 인한 산업 전반의 수익성 개선이 함께 이뤄질 경우 코스피 5100을 넘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향후 과제로는 배당소득 분리과세와 자사주 소각 의무화 등 정부의 일관성 있는 증시 부양 정책 추진이 꼽혔다. 박희찬 리서치센터장은 "배당소득과 관련해 자본시장연구원 자료를 보니 법인세와 배당소득에 대한 세액을 합친 통합 배당세가 OECD회원국 중에 한국이 가장 높았다"며 "자본의 효율적 배분과 주주환원 강화를 위한 세제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진욱 한국씨티은행 수석 애널리스트는 "자사주 의무소각과 배당소득 분리과세 관련 법안이 11월에 국회에서 잘 처리되어야 외국인 투자자들이 중장기적으로 지배구조 개선이 실현될 것이라는 믿음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만약 잘 되지 않을 경우 주가를 끌어내리는 요인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지금까지는 정부의 증시 부양 의지만으로 코스피가 상승해왔으나 향후에는 이런 의지가 얼마나 구체화되는지 여부가 추가 상승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병건 DB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기업들이 주주 가치를 제고하는 좋은 흐름들이 나타나고 있으나 최종적으로는 판례 등 보다 구체적으로 반영되는 사례가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들의 펀더멘털 개선을 위한 정책적 지원의 필요성도 강조됐다. 박희찬 센터장은 "중국 기업들이 가격경쟁력 뿐 아니라 기술경쟁력 면에서 빠르게 성장하면서 우리가(한국이) 잘하고 있는 산업들의 범위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며 "기업들의 성장과 글로벌 경쟁력을 위한 중장기 산업 정책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고태봉 iM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 5000을 가기 위해서는 국장으로 자금이 유입될 수 있는 파이프가 하나 더 마련되어야 한다"며 "AI 3대 강국이라는 기치 아래 150조원 규모 국민성장펀드가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의 경우 EPS가 인플레이션을 이겨내면서 증시 우상향을 이어왔다"며 "기업체를 키우고 배당을 통해 대한민국 국민의 부를 성장시키는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새로운 투자자를 유인함으로써 유동성을 확대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이종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이나 일본 같은 경우 주식거래에서 기관투자자 비중이 거의 60%인 데에 반해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개인투자 비중이 60%를 차지해 단기적인 시세의 흐름을 좇아가는 흐름이 강하다"며 "기관투자자들이나 외국인 투자자들이 우리나라 주식시장으로 많이 들어올 수 있게끔 우호적인 정책을 마련하면 시장의 밸류에이션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광혁 LS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금까지 주식을 하지 않았던 사람들이 자신 있게 주식 투자를 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방안이 있어야 한다"며 "결국 목적은 주식시장의 지수 상승 자체가 아니라 지수 상승을 경기 성장의 원천으로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환율에 대한 의견도 나왔다. 김진욱 수석은 "한미 관세 협상이 타결되면서 불확실성은 많이 해소됐으나 중장기적으로 민간 기업의 FDI가 미국으로 더 많이 늘어날 것은 불가피하다"며 "시장은 원달러 환율이 현재 수준에서 많이 내려오기보다는 어느 정도 올라갈 리스크도 상당하다고 판단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최광혁 LS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환율이 1400원을 넘어 있는 현재 국면에서 환율에 대한 구두 개입이 조금 더 자주 나와줘야 한다"며 "환율이 고점을 찍고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있어야 외국인 투자자들이 환차익을 노리고 계속 들어올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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