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대전환] "공장부터 병원까지"…AI, 산업의 지도를 다시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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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아주경제]

챗GPT의 등장 이후 3년, 인공지능(AI)은 글로벌 경제의 엔진으로 자리 잡아 산업 판도를 송두리째 뒤집고 있다. 생성형 AI는 업무 방식을 재편하며 조직의 지속 가능성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부상했다.
 
10일 글로벌 자산관리 기업 UBS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AI 투자 규모는 3750억 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며, 내년에는 5000억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산업 생태계를 재구성하는 ‘AI 혁명’의 증거다. 글로벌 제조업에서 AI 도입 시장은 올해 341억 달러에서 2030년 1550억 달러로 폭증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산업계의 변화는 뚜렷하다. 제조업은 AI 에이전트의 등장을 맞아 공급망을 재설계하고 있다. 국내 산업계도 이 파도에 휩쓸리고 있다. 지난해 AI 시장 규모가 6조 원을 돌파하며 안정적 성장 궤도에 올랐다.
 
삼성SDS는 2025년 DX 전망에서 AI 에이전트를 통해 데이터 거버넌스를 강화하며 최고정보책임자(CIO)들의 리스크 관리 우선순위를 재정의했다. 현대자동차는 AI를 활용한 스마트 팩토리로 생산성을 15% 높였고, SK하이닉스는 AI 칩 개발로 반도체 수출을 주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자체 개발 생성형 AI ‘삼성 가우스’를 통해 텍스트·코드·이미지 처리로 제조 공정 불량 검출과 생산 수율 최적화에 나서고 있으며, 고정 불량률 개선과 처리 속도가 분야별로 1.5배에서 최대 3배 이상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LG디스플레이는 OLED 공정에 AI를 도입해 제조 데이터 분석 및 관리를 자동화한 결과, 품질 이상 문제 분석·개선 시간을 3주에서 2일로 대폭 단축했다. 이를 통해 연간 2000억 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달성했다.
 
이 외 포스코의 지식 기반 P-GPT 서비스, 한화그룹의 건설 특화 AI 어시스턴트, 네이버의 클로바X 기반 서비스 혁신, 쏘카의 운영 최적화 AI 등 국내 산업계 전반에 AI 도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업종별로 보면 금융권에서는 AI 챗봇 도입이 가장 활발하다. KB국민은행의 ‘똑똑이’, 신한은행의 ‘오로라’, 하나은행의 ‘HAI’, 우리은행의 ‘위비봇’ 등이 대표적이다. 유통업에서는 AI가 수요 예측과 고객 데이터 분석을 통해 상품 추천 및 재고 관리를 최적화하고 있다.
 
게임업계는 AI를 가장 빠르게 실무에 적용하고 있다. 넥슨, 크래프톤, 넷마블 등 주요 게임사들은 올해부터 일부 캐릭터·배경 그림 초안이나 테스트 작업을 AI가 먼저 수행하고 사람이 마무리하는 방식으로 범위를 넓히고 있다. 과거 디자이너가 며칠 씩 걸리던 작업이 하루 이틀이면 끝난다.
 
일부 게임사는 AI 챗봇을 도입해 이용자 문의를 1차로 처리하게 하고, AI 시뮬레이션으로 캐릭터 능력치나 난이도를 미리 테스트한다. 그 결과 업데이트 주기가 빨라지고, 개발자들은 창의적 기획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의료 현장에서는 ‘의사 업무 효율화’가 핵심이다. 서울아산병원과 세브란스 등 대형 병원을 시작으로 ‘음성 기반 전자의무기록(AI 보이스 EMR)’ 도입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제약·바이오 영역에선 AI가 신약 후보를 선별하는 역할을 맡는다. 대웅제약의 ‘데이지(DAISY)’, JW중외제약의 ‘제이웨이브(J-WAVE)’가 대표적이다. 이 시스템은 수많은 화학 조합 중 효과가 있을 법한 후보를 빠르게 골라주는 프로그램이다. 연구원은 그중 유망한 몇 가지를 실험으로 검증한다. 10년씩 걸리던 신약 개발 기간을 크게 줄이고 있다. 
 
AI 기반 헬스케어 및 물류 솔루션 전문기업 다비스(DARVIS)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78%가 AI 도입 후 업무 시간 단축 효과를 경험했으며, AI를 도입한 기업은 미도입 기업 대비 부가가치 7.8%, 매출 4% 증가라는 구체적 성과를 거두고 있다.
 
다만 AI를 통한 생산성 향상 뒤에 숨은 '생산성 역설'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는 상황이다. 미국 SW 개발 분야에서는 AI 붐으로 22~25세 청년 고용이 20% 감소했다. 에너지 부문에서는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 폭증으로 전기료가 급등하며, 전력 수급이 주요국의 과제로 떠올랐다. 기업업들은 AI 활용률 격차로 산업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다. 2025년 국내 기업 중 40%가 AI 도입을 완료했으나, 중소기업은 15%에 그친다.
 
최병호 고려대학교 인공지능연구원 교수는 “내년이면 휴대폰과 같이 AI가 신체화될 것”이라며 “상장사부터 소상공인까지, 제조부터 의료까지 모든 분야, 영역에서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의 효율성 향상이 기대된다. 엄청난 변화에서 2~3년 내 변화를 만들어야 해 어느 때보다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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