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리브해에 전운 고조…美 항모 진입에 베네수 총력전 준비

  • 트럼프 "마약 밀매 차단 역량 보강"…베네수 "정부 전복 목적" 반발

미 해군의 제럴드 R 포드함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 해군의 제럴드 R. 포드함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을 무너뜨리기 위해 군사 개입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미군 항공모함 전단이 베네수엘라 인근 해역에 전개됐다. 이에 베네수엘라는 정규군에 민병대까지 동원하며 총력전을 준비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미 해군은 "미국 최대의 항공모함인 제럴드 R. 포드함 미 남부사령부 작전구역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미 남부사령부의 작전구역에는 멕시코 이남 중남미 지역과 주변 해역, 카리브해 등이 포함된다.

2017년에 취역한 포드함은 미국의 최신예 항공모함이자 세계 최대 규모의 함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지역에서 마약 카르텔을 상대로 작전을 수행 중인 미군 전력을 보강하기 위해 지난달 포드 항모전단의 전개를 지시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의 마약 카르텔을 테러단체로 지정하고, 미군 자산을 카리브해에 투입해 ‘마약 운반선’을 격침시켜 왔다. 이에 베네수엘라 정부는 "마두로 대통령 축출이 미국의 진짜 목적"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로이터통신은 미군이 지난 9월부터 카리브해와 동태평양에서 마약 운반선으로 의심되는 선박을 상대로 최소 19차례 공습을 감행해 76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해당 지역에는 군함 8척과 핵추진 잠수함, F-35 전투기 등이 배치돼 있다.

숀 파넬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들 전력은 마약 밀매를 차단하고 초국가적 범죄단체들을 저해·해체하기 위한 기존 역량을 강화·보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군사력에서 미국과 비교해 현저히 열세인 베네수엘라는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전투 훈련까지 실시하며 대외적으로 "강력한 영토 수호" 의지를 과시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파드리노 로페스 베네수엘라 국방장관은 성명을 통해 육·해·공군과 예비군 부대가 12일까지 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라며 이번 조치는 미국의 군사력 증강이 초래한 '제국주의적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훈련에는 정규군뿐 아니라 고(故)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이 창설한 민병조직 '볼리바르 민병대'도 참여한다고 덧붙였다. 이 민병대는 남미 독립 영웅 시몬 볼리바르의 이름을 따서 만들어진 민간인 기반의 예비 전력이다.

다만, 로이터는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베네수엘라군이 현실적인 전력 차이를 고려해 미군에 대해 '게릴라 전술'을 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군의 공중 또는 지상 타격을 받을 경우 소규모로 편성된 부대들이 산개해 전국 약 280곳에서 각개 전투 방식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아울러 일각에서는 베네수엘라 정부가 고의로 사회적 혼란을 조성하는 이른바 '무정부화'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정보기관과 무장한 여당 지지자들이 수도 카라카스를 통제 불능 상태로 만들어 외국 군대의 개입을 물리적으로 어렵게 만들려는 시도라는 것이다.

하지만 로이터는 이런 저항 전략의 성공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현지 정보원들의 견해라고 전했다.

아울러 마두로 정부는 수십 년 된 구형 러시아제 장비까지 동원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베네수엘라는 2000년대 러시아로부터 수호이 전투기 약 20대를 도입했으며, 워싱턴포스트(WP)는 마두로 대통령이 수호이 전투기 수리와 레이더 시스템 개선, 미사일 체계 지원을 러시아에 요청한 상태라고 보도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최근 국영TV 프로그램에서 러시아제 견착식 대공 미사일 '이글라-S' 5천기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이글라-S는 우리 영토 끝까지 배치돼 있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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