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율 감소 고심 유한킴벌리, '기회의 땅' 베트남서 반등 노린다

  • 베트남 출산율 국내 2배…시장도 성장세

  • '그린핑거 베베그로우' 이달 공식 출시

그래픽아주경제
[그래픽=아주경제]
유한킴벌리가 1억 인구와 높은 출생률을 기록 중인 베트남 유아용품 시장에 본격 진출하며 신시장 창출에 나선다. 베트남 육아용품 시장의 성장을 발판 삼아 수출에도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유한킴벌리는 베트남 수출입 전문기업 람하SG와 손잡고 이달 베트남 시장에 공식 진출했다. 양사는 지난 9월 유한킴벌리의 육아용품 브랜드 '그린핑거 베베그로우'를 2035년까지 베트남 전역에 독점 공급하는 내용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이는 유한킴벌리가 베트남 시장 진출을 타진한 지 1년여 만이다. 당시 대표적인 유아용품인 젖병과 젖꼭지를 중심으로 베트남 시장에 시험 출시하면서 긍정적인 반응을 확인했다. 특히 '부드럽고 안전한 젖꼭지'로 호평을 받으며 현지 대표 온라인 플랫폼인 쇼피의 유아용품 부문에서 판매량 상위 5위에 오르기도 했다. 

유한킴벌리의 베트남 공략은 거대한 내수 시장 및 높은 출산율과 맞닿아 있다. 베트남 통계청에 따르면 2024년 기준 베트남 인구는 1억134만명에 달한다. 동남아시아에서는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에 이어 세 번째 규모다. 2019년 이후 연간 100만명씩 인구가 늘고 있다.

유아용품 시장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베트남의 출산율은 도시화 영향으로 다소 낮아지긴 했지만, 지난해 기준 합계출산율이 1.9명으로 우리나라(0.76명)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닐슨의 집계 결과, 2023년 기준 베트남 유아용품 시장은 약 70억 달러(약 10조3000억원) 규모로 2030년까지 연평균 시장 성장률이 6~10%에 달할 전망이다. 무엇보다 올들어 베트남 정부가 37년간 고수해 온 두 자녀 정책을 폐지한 것도 유아용품 시장 확대에 호재로 받아들여진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베트남 다낭무역관은 "베트남 유아용품 시장은 긍정적인 사회인구적 구조 때문에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이라며 "K-소비재의 안정성과 품질을 강조하고, 시장 경쟁이 가능한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시하면 성공적으로 안착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국내 시장에서 출산율 저하 등으로 고심하고 있는 유한킴벌리에게 베트남 시장은 '기회의 땅'인 셈이다. 유한킴벌리의 지난해 매출은 1조3809억원으로 2023년 대비 4.3% 감소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865억원으로 3.5% 줄었다. 

베트남 유아용품 시장의 후발주자인 유한킴벌리는 다수의 글로벌 유아용품 업체와 경쟁을 위해 '한국산 프리미엄'과 '친환경 소재'를 승부수로 내세웠다. 현지 유아용품 시장을 이끄는 핵심 고객층인 Z세대 부모를 공략하기 위해서다. 이들은 제품 기능·가격 외에도 품질과 자연친화 소재 사용 여부, 안정성 등을 주요 구매 기준으로 꼽는다. 유한킴벌리의 베트남 주력 제품인 '그린핑거 베베그로우 퓨어베이비 PA 젖병'는 피마자 유래 원료를 45% 적용해 탄소 배출량을 기존보다 80% 줄인 친환경 상품이다.

회사 관계자는 "한국에서 검증된 제품력과 안전성이 베트남 소비자에게도 통하는 걸 확인했다"면서 "해외 시장 기회를 계속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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