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 BIZ] SK, 빈·마산·이멕스팜 철수 뒤 'AI 대전환' 선언

  • 7년간 베트남 대기업과의 협력 종지부…AI·반도체·배터리로 경영전략 재설정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2월 14일 베트남 하노이 당 중앙위원회 본부에서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을 만나 기념 촬영하는 모습 사진베트남 통신사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2월 14일 베트남 하노이 당 중앙위원회 본부에서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을 만나 기념 촬영하는 모습 [사진=베트남 통신사]

SK그룹이 2026년까지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산업에 80조원을 투자하겠다는 대규모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베트남 내 주요 투자 회수 이후 그룹의 모든 역량을 AI와 첨단 기술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한 전략적 조치로 평가된다.

베트남 매체 카페F 등에 따르면 SK그룹은 지난해 6월 고위 경영진 회의 이후 반도체, AI, 전기차 배터리 산업을 미래 성장축으로 설정했다. 이를 위해 베트남 내 빈그룹, 마산, 이멕스팜 등 주요 지분을 모두 매각하고 자본을 회수했다. 이같은 조치는 SK의 ‘재정 재조정’ 전략의 일환으로 반도체와 AI 중심의 체제로의 구조 개편을 위한 결정적 단계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앞서 SK그룹은 베트남 진출 이후 약 35억 달러(약 5조700억원)를 투자해 왔다. 해당 투자는 빈그룹과 마산, 페트롤리멕스, PV OIL, 이멕스팜 등 대기업의 지분 인수 및 출자 형태로 진행됐다. 그러나 수년간의 전략 조정 끝에 SK는 점진적으로 자본을 회수했고, 현재 남아있는 투자 규모는 약 6억5000만 달러 수준이다.

2018년 SK는 마산그룹의 9.5%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약 1조1000억 동을 투입하며 전략적 주주로 합류했다. 이후 지난해 지분을 되팔 수 있는 권리를 행사할 수 있었고, 같은 해 9월에는 이 옵션을 최대 5년까지 연장했다. 그러나 올해 10월 SK의 동남아 투자법인인 SK인베스트비나II는 마산 주식 4260만 주를 약 1억2700만 달러에 매각하고, 지난달 20일 거래를 마쳤다. 이 거래로 SK는 마산과의 협력을 사실상 종료했으며 현재는 단 1000주만 보유 중이다.

SK는 빈그룹과도 2019년 전략적 계약 체결 이후 10억 달러를 투자했으나, 올해 8월 5일까지 해당 지분을 모두 처분했다. 이어 SK는 이멕스팜에서도 철수해 모든 자본을 중국 기업에 매각하며 베트남 간접투자 단계를 완전히 마무리했다.

이와 동시에 SK그룹은 베트남 내에서 에너지 및 첨단기술 중심의 신규 프로젝트를 제안하며 새로운 투자 방향을 제시했다. 베트남 재무부는 SK그룹의 역량 평가 보고서를 응우옌찌중 부총리에게 제출했고, 베트남 내 SK의 프로젝트 지원을 위한 워킹그룹을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SK는 타인호아성과 응에안 지역의 에너지 프로젝트를 추진 중으로, 특히 타인호아성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응이선 액화천연가스(LNG) 화력발전소 건설을 제안했다. 이 프로젝트는 1500MW 규모로 33.09헥타르의 육지와 8.46헥타르의 수면을 활용하며, 총 투자금은 약 5조1585억 동(약 2844억원)이다. 착공은 2027년 1월, 운영 시작은 2030년 4분기로 예정이다.

또한 SK는 응에안성에서는 꾸잉럽 LNG 화력발전소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이 사업은 1500MW(750MW×2기) 복합 사이클 가스터빈 방식을 채택하며 LNG 저장 및 재기화 시스템, 10만~15만 DWT급 선박용 LNG 항만과 부대시설이 포함된다. 총 투자금액은 약 21.1억 달러로, 면적은 210~360헥타르 규모다.

앞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해 5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제30차 아시아의 미래 회의에서 응우옌찌중 부총리와 만나 SK가 LNG 발전을 포함한 세 개의 녹색성장 프로젝트를 베트남에서 추진 중이며, 포괄적 에너지 솔루션 패키지를 연구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응우옌찌중 부총리는 SK가 반도체 엔지니어 양성과 혁신 솔루션 제공에 기여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따라서 SK그룹은 베트남에서의 자본 회수를 마친 후에도 에너지 및 첨단기술 분야 협력을 통해 장기적 관계를 유지할 전망이다. 특히 SK이노베이션과 SK온을 중심으로 LNG 및 배터리 관련 프로젝트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AI와 반도체 중심의 미래 전략과 병행될 전망이다. 베트남 정부 또한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SK의 친환경 인프라 투자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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