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팩트시트 '핵잠·비핵화' 명시에도 '침묵'…수위 조절 관측

  • 통일부 "예단하지 않고 상황 지켜보겠다"

  • 비핵화 外 '동맹 현대화' 등 민감이슈 포함

  • 전문가 "지적할 것이나 높은 급은 아닐 듯"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

한국과 미국이 공개한 관세·안보 분야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에 '핵추진 잠수함'(핵잠) 건조 계획과 '북한 비핵화' 등 북한이 반발할 만한 내용이 다수 포함됐음에도 나흘 째 공식 반응을 내지 않아 주목된다. 정부는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북한이 대남 사안에 일관되게 무대응 기조를 보여 온 만큼 이번 역시 강경한 반발이 나오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윤민호 통일부 대변인은 17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팩트시트 발표 이후 특별한 반응이 없는 배경에 대해 "한·미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아직 북한의 반응이 없다"며 "예단하지 않고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첫 번째 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반응을 두고는 "북한이 구체적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앞서 지난 14일 대통령실과 백악관이 발효한 팩트시트에는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에서 제기된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건조 이슈가 포함됐다. 여기에 북한이 반발할 가능성이 높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대한 의지가 재확인됐으며 2018년 싱가포르 북·미 정상의 공동성명을 이행하기 위해 협력할 것이라는 내용도 명시됐다.

또 미국은 핵무기를 포함한 모든 역량을 활용해 한국에 확장억제(핵우산)를 제공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고, 한국은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3.5%로 늘리고 2030년까지 250억 달러 상당의 미국산 군사장비 구매를 약속했다. 양국이 합의한 한·미동맹 현대화도 한국군 역량 강화를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북한 입장에서 '위협'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있다.

무엇보다 북한이 그간 비핵화 폐지를 북·미협상의 선결 조건으로 내세워 온 점을 고려하면 강력한 반발이 예상됐다. 그러나 이날까지 별다른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이는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14일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담은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 공동성명을 맹비난한 것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일각에선 다음 달 중순 전원회의와 내년 초 제9차 노동당 대회를 앞둔 북한이 내부 성과 창출에 집중하는 분위기 속에서 대남·대미 메시지를 최소화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아울러 북한이 최근 대남 사안에 무관심한 태도를 보여온 만큼 이번 침묵이 그 연장선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는 이와 관련해 "지금까지 북한이 미국에 대해선 직간접적인 비판을 했지만 남측 문제에 대해선 무시를 해왔다"며 "(팩트시트에) 동맹 현대화, 핵잠, 방위비 등 북한의 기존 입장과 배치된 게 많이 있으나 남측에 대해 결국 상대하지 않겠다는 움직임의 일환"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최 외무상이 담화를 통해 G7 외교장관 공동성명을 비판했는데, 또 (담화를) 내면 반복된다"며 "짚고 넘어갈 것이지만 높은 수위, 급에서는 아니고 논평 등을 통해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북한이 민감하게 반응하던 사안인 만큼 조용히 넘어가진 않을 것이지만 적절히 수위를 조절하는 선에서 대응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북한은 오는 18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발사 성공을 기념하는 '미사일 공업절'을 앞뒀지만 특별한 군사 동향을 보이지 않고 있다. 윤 대변인은 이날 미사일 공업절과 관련해 "특별한 동향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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