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한덕수, 尹에 '계엄 반대' 전달한 적 못 봤다"

  • '최상목 쪽지' CCTV 공개…"예산 모르는 사람이 만든 듯한 조악한 문건"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사진연합뉴스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사진=연합뉴스]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내란 우두머리 방조 혐의 재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는 "한 전 총리가 계엄에 반대 의사를 밝히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고 증언했다.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 심리에서 특검이 "피고인이 윤 전 대통령을 직접 만류하는 모습을 본 적 있느냐"고 묻자, 최 전 부총리가 "(시간순은) 모르겠는데 그땐 없었던 것 같다"고 답하자 재판부가 "순서를 묻는 게 아니다"라고 지적하며 명확한 진술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제가 먼저 총리께 '대통령께 말씀드리겠다'고 말했고, 총리가 직접 대통령에게 반대 의사를 전하는 장면은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한 전 총리가 평소와 달리 넋이 나간 듯한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고도 진술했다.

쟁점이 돼온 이른바 '최상목 쪽지' 관련 신문도 이어졌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계엄 선포 직후 '예비비 확보, 국회 보조금 차단, 국가비상입법기구 예산 편성' 등의 내용이 담긴 문건을 최 전 부총리에게 건넸다는 의혹과 관련해, 최 전 부총리는 국회 청문회 등에서 "실무자로부터 세 번 접힌 쪽지를 받았고 제대로 보지 못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재판에서 공개된 (CC)TV에는 접히지 않은 A4 문서를 윤 전 대통령이 직접 건네는 장면이 확인됐다.

이에 대해 최 전 부총리는 "문서를 받고 '조악하다'고 생각했다”며 "예비비나 보조금은 즉시 조정할 수 있는 항목이 아니어서 예산 절차를 모르는 사람이 만든 것 같았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상황이 충격적이어서 기억이 파편화돼 있다"며 "특히 외환시장이 열려 있다는 사실 때문에 금융시장 충격만 생각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 전 부총리는 지난해 12월 국회에서 "대통령이 계엄 발표를 마치고 들어오면서 접힌 종이를 참고하라며 줬다"며 "내용을 제대로 보지 못한 채 주머니에 넣었고, 비상계엄 상황에서 재정·유동성 관련 조치를 언급한 글씨가 한두 줄 정도 적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한 바 있다. 또 계엄을 사전에 알았는지 묻는 질문에는 "전혀 몰랐다"며 "계엄에 강하게 반대했고 사퇴를 결심했으며 지금도 생각은 같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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