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 관련 발언 이후 중국이 일본 여행·유학 자제 권고 등으로 강경 대응에 나서며 양국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주오사카 중국 총영사 쉐젠의 “목을 베겠다”는 극언 이후 그 처리 문제를 두고 일본 정부가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였다. 추방론과 신중론이 맞서면서, 다카이치 내각은 외교적 기로에 서 있는 모습이다.
지난 7일 다카이치 총리는 국회에서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는 상황, 즉 ‘대만 유사시’에는 일본이 집단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는 ‘존립위기 사태’에 해당할 수 있다고 처음으로 공개 언급했다. 이에 중국은 즉각 반발했고, 주오사카 총영사 쉐젠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에 “멋대로 들이민 더러운 목은 한순간도 주저하지 않고 베어버릴 수밖에 없다”고 적는 등 외교 관례를 벗어난 표현으로 대응했다. 이후 해당 글은 삭제됐지만 논란은 더욱 확산되는 모양새다.
일본 내에서는 쉐 총영사를 ‘페르소나 논 그라타’(외교적 기피 인물)로 지정해 추방해야 한다는 주장도 일부 제기되고 있다. 집권 자민당뿐 아니라 야당에서도 “그냥 두면 일본 외교의 위신이 흔들린다”는 비판이 나온다. 하시모토 도루 전 일본유신회 대표는 X에서 “말로만 떠드는 장군은 반드시 싸움에 진다”며 강력 조치를 촉구했다. 다카이치 내각의 지지 기반 중 보수층이 반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본 정부는 사태가 악화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가나이 마사아키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은 18일 류진쑹 중국 외교부 아주사장(아시아 담당 국장)과 베이징에서 회담을 예정하고 있다. 일본 공영 NHK는 “일본은 입장 차에도 불구하고 인적 교류가 중단되는 상황은 피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외무성은 다카이치 총리 발언이 일본 정부의 기존 입장을 변경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재차 설명하며 긴장 완화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사안은 미국도 주목하고 있다. 조지 글래스 주일 미국대사는 쉐 총영사의 발언 이후 X에 “미·일 동맹을 더욱 굳건히 해줘 감사하다”고 올려, 사실상 중국의 극언이 오히려 일본과 미국의 결속을 강화했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일본으로서는 쉐 총영사를 추방하면 중국과의 관계가 극단으로 치달을 수 있고, 그대로 두면 국내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 외교 현장에서의 대응과 실익 간 균형을 어떻게 잡느냐가 다카이치 정권의 외교력을 가르는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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