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더레코드] "흥행요소는 없지만..." 막 오른 금투협회장 선거 관전기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위치한 금융투자협회 사진금투협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위치한 금융투자협회 [사진=금투협]

차기 금융투자협회장 선거전이 시작됐습니다. 미래에셋그룹 출신으로 사상 첫 연임에 도전하는 서유석 현 회장, 관료 출신으로 증권사·자산운용사를 두루 거친 이현승 전 KB자산운용 대표, 38년간 신영증권에 근무한 '원클럽맨' 황성엽 신영증권 대표 간 3파전입니다. 출사표를 낸 이들은 다들 비장합니다.

하지만 업계 반응은 좀 다릅니다. 대형사 출신이 없는 데다 예전에 비해 약해진 협회 위상 때문입니다. 일단 이전 선거과 비교했을 때 '흥행몰이'도 덜한 모습입니다. 정영채 전 NH투자증권 사장, 박정림 전 KB증권 사장 등 대형사 출신 '빅샷'들이 출마를 포기하면서 시쳇말로 '김 샜다'는 관전평이 많습니다. 참고로 2022년 6대 회장 선거 때에는 강면욱 전 국민연금 CIO, 구희진 전 대신자산운용 대표, 김해준 전 교보증권 사장, 서명석 전 유안타증권 사장 , 서유석 전 미래에셋자산운용 사장, 전병조 전 KB증권 사장 6명이 출사표를 냈죠.

협회 위상이 예전만 못하다는 것도 관심도가 떨어지는 요인입니다. 시장의 대표자 역할을 하는 자리이지만 금융당국이나 기획재정부에 비해 영향력이 떨어진다는 평이 많습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협회장이 누가 되든지 업계 입장에선 큰 차이가 없을 것이란 인식이 있다"며 "증권사와 자산운용사의 이해관계가 다른데 둘 모두를 대표해야 한다는 점도 난점"이라고 귀띔했습니다.

그래도 선거는 선거입니다. 두드러진 후보가 없는 만큼 어디로 표심이 쏠릴지를 지켜보는 재미는 있습니다. 금투협회장 선거권은 회비 규모에 따라 가중치가 적용돼 대형사 출신이 유리하다는 해석이 일반적이지만 회원 수가 워낙 많아 중소형사가 연합하면 결과가 어떻게 될지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서유석 회장 '친정'인 미래에셋그룹이 이례적으로 연임 반대 의견을 낸 게 선거 결과에 어떤 영향을 줄 지도 관심사 중 하나입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유권자나 후보가 모두 동종업계 인사들로 친분이 있다 보니 진짜 표심은 막판까지 감추는 일이 많다"고 말합니다.

레이스는 시작됐습니다. 선거운동 기간은 한 달입니다. 다음 달 18일 회원사들이 출석한 가운데 금투센터에서 진행된 뒤 곧바로 결과가 발표될 예정입니다. 이번 선거전은 쇼트리스트 선정 없이 세 후보 모두 끝까지 완주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누가 금융투자업계 수장이 될까요. 흥행 요소는 없지만 결과는 궁금합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