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응급실 뺑뺑이'로 숨진 고교생, 병원 14곳서 거절당해

  • 119, 수용 요청 잇따라 난항…15번째 병원 도착했지만 사망

119 구급차 사진연합뉴스
119 구급차.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부산에서 응급실을 찾지 못한 채 구급차 안에서 숨진 고등학생이 이송 과정에서 병원 14곳으로부터 잇따라 수용을 거부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22일 국회 행안위 소속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오전 부산의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이 쓰러져 경련을 일으킨다는 신고가 접수됐고, 119구급대는 신고 16분 후인 오전 6시 33분 현장에 도착했다. 당시 학생은 호흡은 있었지만 의식이 혼미하고 경련 증상을 보였다.

구급대는 환자를 '병원 전 응급환자 중증도 분류 기준(Pre-KTAS)'상 5단계 중 2번째인 레벨2(긴급) 단계로 분류하고, 권역·지역응급의료센터 등을 중심으로 수용 여부를 확인했지만 해운대백병원, 동아대병원, 양산부산대병원, 부산백병원, 부산대병원 등에서 '소아 중환 수용 불가', '소아 신경과 진료 불가' 등을 이유로 연이어 거부했다.

현장 대원들이 처치와 병원 탐색을 동시에 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자, 부산소방 구급관리상황센터가 지원에 나섰다. 센터가 창원한마음병원, 해운대백병원, 부산대병원, 동아대병원, 부산백병원, 동의병원, 고신대학병원 외 타지역 병원까지 포함해 환자 수용 가능 여부를 확인했지만 모두 거부했다. 이어 오전 7시 25분경 환자가 심정지 상태에 빠지자 구급대는 환자 중증도 분류를 긴급 단계(레벨1)로 상향했고 소방당국은 2분 뒤 부산의료원에 요청했지만 이번에는 '소아 심정지 불가'로 거절당했다.

결국 15번째로 연락한 대동병원이 오전 7시 30분경 수용을 결정했고, 학생은 5분 뒤 병원에 도착했으나 끝내 숨졌다.

양 의원은 "응급환자가 제때 치료받지 못해 생명을 잃는 비극은 반복돼선 안 된다"며 의료 시스템 총체적 개선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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