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이 올해와 내년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1.0%, 1.8%로 제시했다. 반도체 경기 반등과 소비심리 회복이 예상보다 빠르게 나타난 점이 배경이다. 다만 성장의 상당 부분이 인공지능(AI) 붐과 반도체 업황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어 향후 경기 불확실성이 오히려 더 커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27일 한은은 수정 경제전망을 발표하고 올해 한국의 실질 GDP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0.9%에서 1.0%로 상향 조정했다. 미국 관세정책 영향에도 올 하반기 반도체 경기 개선 속도와 소비심리 회복세가 예상보다 빨랐던 점이 반영됐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한·미 관세 협상과 미·중 무역 합의로 통상 환경 불확실성이 다소 완화됐다”며 “하반기 소비는 소비쿠폰 지급 영향으로 빠르게 개선됐고, 수출은 관세 영향에도 반도체를 중심으로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내년 성장세 확대 기대도 반영됐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1.6%에서 1.8%로 상향됐고, 이번에 처음 공개된 2027년 성장률 전망치는 1.9%다. 한은은 내년에도 민간소비 증가세가 이어지고 건설업 위축이 누그러지며 내수가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봤다. 수출은 관세 영향으로 다소 둔화할 수 있으나 반도체 부문은 서버·AI 수요를 기반으로 완만한 성장 흐름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지호 한은 조사국장은 “지난 5년간 건설 부문이 구조조정 영향을 크게 받았다”면서도 “반도체 공장 증설과 SOC 예산 집행을 고려하면 내년 건설투자는 약 2% 플러스 성장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경상수지는 올해 1150억 달러, 내년 1300억 달러 흑자로 각각 전망됐다. 지난 8월 전망치(1100억 달러, 850억 달러)를 큰 폭으로 웃도는 수치다. 이번 전망이 현실화하면 올해 흑자 규모는 2015년(1051억2000만 달러) 당시 종전 최대 기록을 약 100억 달러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도 흑자 폭 확대 가능성이 높아 2년 연속 최대 기록 경신 가능성도 열려 있다.
흑자 확대 배경으로는 반도체 가격 상승, AI·서버 수요 증가, 국제 유가 안정에 따른 상품수지 개선이 꼽혔다. 본원소득수지는 해외법인 배당수입 증가 등으로 흑자 폭이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은행은 AI 확산 속에 반도체 수출을 기준으로 낙관·비관 시나리오도 함께 제시했다. 낙관 시나리오에서는 반도체 수출 강세 지속에 따라 내년과 내후년 성장률이 각각 2.0%, 2.1%까지 올라설 수 있다고 봤다. 비관 시나리오에서는 AI 투자 조정과 반도체 수출 정체가 겹치면 내년 1.7%, 내후년 1.6% 성장에 그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한은은 경기가 본격 회복 단계에 진입했다고 단정하긴 어렵다고 평가했다. 성장 기여도가 IT·반도체에 집중된 만큼 반도체 사이클 변동성에 따라 경기 불확실성이 다시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국장은 “비IT 부문 성장 모멘텀은 미흡하며 2027년에는 IT·반도체 부문의 성장 기여도가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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