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 AI·양자컴퓨팅으로 금융·핀테크 혁신 가속화

AI 도입 ROI 관리 및 기업 소버린 AI 방향 제시 

웰스 파고·뱅가드·HSBC 등 양자컴퓨팅 활용 사례 

금융권 망분리 규제 완화·규제 샌드박스 유연성 강화

표창희 한국 및 아태지역 퀀텀 엔터프라이즈 비즈니스 총괄 상무가 28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코리아 핀테크 위크 2025'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박진영 기자]

IBM이 인공지능(AI)과 양자컴퓨팅 기술을 활용한 금융 혁신 사례를 공개했다. 무분별한 AI 에이전트 도입에 따른 시스템 복장성이 증가하면서 AI 거버넌스가 부각되고 있고, 포트폴리오 최적화, 리스크 추정 등 다양한 금융 분야에서 양자컴퓨팅이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IBM은 28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코리아 핀테크 위크 2025'에서 AI와 양자 컴퓨팅 기술이 금융 및 핀테크 산업의 미래를 어떻게 재정의할지를 주제로 미래 비전을 공유했다. 
 

무분별한 AI로 시스템 복잡성 우려…"기업도 소버린 AI 해야"

특히 최근 무분별한 AI 에이전트 도입으로 인한 복잡성이 증가하면서 업무의 비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지관 IBM 클라이언트 엔지니어링 총괄 상무는 "AI 에이전트의 도입은 업무 생산성을 높이는 동시에, 금융기업들의 고민이 될 수 있다"면서 "무분별한 AI 에이전트 도입은 시스템 단편화로 인프라 복잡성을 증가시켜 관리·확장 어려움과 ROI(투자 대비 효과)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응해 AI 에이전트 구축 시 단일 창구를 통한 업무 접근, 기존 시스템과의 유연한 연계·통합·확장, 전사적 거버넌스 및 가시성 확보가 미리 고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를 구현한 'IBM의 왓슨x오케스트레이트' 솔루션을 시연했다. 

또한 기업이 국가처럼 AI 주권을 확보하는 '소버린 AI'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소버린 AI의 주요 요소로는 △국내 규제를 기반으로 한 데이터 저장·처리 및 보안·접근 통제를 포함한 데이터 주권 △ LLM 개발·맞춤형 모델 활용을 위한 AI 모델 주권 △국내 클라우드·온프레미스를 활용한 인프라 주권 등을 꼽았다. 

그는 국내 금융사가 사내 서버에 구축한 'IBM 왓슨x코드 어시스턴트'를 활용해 C·코볼 코드를 자바로 변환함으로써 데이터·모델·인프라 주권을 성공적으로 보호한 사례를 소개했다.

김 상무는 "IBM이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지향하고 있지만, 사내 방화벽 안에 서버를 두고 IBM 플랫폼을 올리는 온프레미스 방식을 제공하고 있다"면서 "인터넷 차단 없이 폐쇄망에서 안전하게 소프트웨어를 제공한다는 의미로, 이러한 측면에서 기업의 소버린 AI를 지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국내에 특화된 소버린 AI 측면의 역량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기업들이 작은것부터 확산해나가는 과정에서 ROI부터 AI 거버넌스까지 고려할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28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코리아 핀테크 위크 2025'에서 김지관 IBM 클라이언트 엔지니어링 총괄 상무, 표창희 한국 및 아태지역 퀀텀 엔터프라이즈 비즈니스 총괄 상무, 황인덕 한국핀테크지원센터 전략사업본부장, 백연주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이 참여한 패널토의가 진행됐다. [사진=박진영 기자]

 

"3~5년 내 양자컴퓨터가 중심될 것"…다양한 산업에서 이미 상용화

또한 IBM이 주력하고 있는 양자컴퓨터 기술의 상용화 사례도 공개했다. 양자 컴퓨팅은 2023년 양자 유용성 단계에 도달한 이래, 최근 양자 중심 슈퍼컴퓨팅을 구축하는데 성공했다. 내년에는 양자 우위 단계, 2029년 대규모 오류내성 양자 컴퓨터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양자 컴퓨터는 신소재 개발, 최적화, 머신러닝 등에 강점이 있다. 항공우주, 자동차, 화학, 전자 및 반도체, 에너지, 의료 및 생명과학 등 전 산업에서 활용이 가능하다. 특히, 금융업에서는 △알고리즘 트레이딩 △포트폴리오 최적화 △리스크 추정 △시장 예측 △AML(자금세탁방지) △여신 한도 최적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하게 연구가 진행 중이다.

구체적인 협력 사례로 웰스 파고, 뱅가드, HSBC 사례를 소개했다. 미국 대형 종합 금융 그룹인 웰스 파고는 IBM과 협력해 금융 시계열을 양자 모델로 분석해 체결 가격 불확실성을 줄이고 최적 호가 전략을 찾는 연구를 진행했다. 미국의 대규모 자산 운용사인 뱅가드는 채권과 같은 고정수익 자산 포트폴리오 최적화를 위한 하이브리드 양자 알고리즘을 공동 연구했다. 영국과 유럽에서 가장 큰 금융 그룹 중 하나인 HSBC는 회사채 거래 전략 최적화를 위해 IBM과 협력, 신용상품 체결 확률을 34% 더 정확히 추정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표창희 한국 및 아태지역 퀀텀 엔터프라이즈 비즈니스 총괄 상무는 "양자 컴퓨터는 더 이상 연구실에서 데모를 하는 시스템이 아니라 미래 슈퍼 컴퓨팅의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면서 "금융을 비롯해 여러 산업 분야에서 이미 효과를 보고 있고, 언젠가는 쓸 언젠가는 배워야 될 기술이 아니라 지금부터 준비하고 시작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빠르면 3년 늦어도 5년 내에는 양자컴퓨터의 본질적 문제인 오류 정정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그 시점이 되면 양자컴퓨터가 실제로 산업의 혁신을 이끌어갈 수 있는 중심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러한 신기술들이 실제 금융산업에서 잘 활용되려면, 현재의 강한 규제 환경이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금융권의 망분리 규제를 완화하고, 규제 샌드박스의 절차적 유연성이 강화돼야 한다는 것이다. 

백연주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금융권에서 AI 시스템을 학습할 수 있도록 점진적으로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면서 "일례로 금융권은 망분리 환경이 엄격하게 형성돼 있는데, AI나 퀀텀 환경을 활용하거나 API 형태로 제공되는 SaaS 서비스를 활용하려면 망분리 규제가 완화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기술 접근성이 나아지고는 있지만, 절차적인 과정이 아직 많이 소요되기 때문에 허들이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황인덕 한국핀테크지원센터 전략사업 본부장도 "AI나 양자와 같은 기술까지 규제 샌드박스로 테스트하기에는 특히 스타트업들에게는 한게가 있는 게 현실"이라면서 "특히 양자 컴퓨터는 아직 국내에서 샌드박스까지 도입되지 않은데, 국내에서도 하루빨리 양자컴퓨터 성공케이스를 만들고 확산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또한 AI 테스트에 있어선 방대한 데이터가 필요한데, 데이터와 활용과 개방성을 확대하고 관련 규제가 완화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