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첫째주 증시 최대 관심주는 천일고속이었다. 서울시가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재개발에 나선다는 소식에 20일 새 주가가 10배 가까이 치솟았다. 고속터미널 2대 주주(지분 16.67%)라는 점이 이 회사 주가를 끌어올렸다. 동양고속 주가도 이 기간 3배 넘게 뛰었다. 증권가에선 개발 이슈가 호재이긴 하지만, 이들 종목의 구조적 한계, 재무여건 등을 고려할 필요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천일고속은 지난달 18일 종가 3만7850원에서 이달 5일 41만3000원까지 올랐다. 이 기간에 상한가만 9차례 기록할 정도로 전무후무한 급등 랠리를 보였다. 이 덕분에 시가총액은 약 540억원에서 5900억원 안팎으로 껑충 뛰었다.
지난달 26일 서울시가 서초구 서울고속버스터미널 부지(14만6260.4㎡) 복합개발 사전 협상에 착수한다고 밝힌 게 급등 랠리의 시작이다. 천일고속은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지분 16.67%를 보유한 2대 주주다. 앞서 고속버스터미널의 최대주주 신세계센트럴시티(지분 70.49%)가 2021년 중앙고속이 보유한 5.54% 지분을 약 530억원에 매입한 걸 감안하면, 천일고속 지분 가치는 약 1595억원 수준이다. 여기에 서초구 토지가격이 2021년 대비 약 1.2배 상승(한국부동산원 지가지수 기준)한 걸 반영하면 지분 가치는 2000억원 정도로 추정해볼 수 있다.
동양고속도 '고터 테마'로 재미를 봤다. 지난달 18일 7070원이던 주가는 5일 2만7750원까지 올랐다. 동양고속은 고속버스터미널 지분 0.17%를 보유 중이다. '고터 테마'는 에넥스와 대성산업 주가도 끌어올렸다. 주방 가구업체 에넥스 주가는 지난달 26일 480원에서 이달 5일 670원까지 약 40% 상승했다. 고속버스터미널역과 두 정거장 떨어진 논현역 인근에 5층건물(더 에넥스 강남 입점)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대성산업 주가도 11월 말 4400원에서 4일 장중 6870원까지 약 56% 상승했다가 5일 5540원에 마감했다. 이 기업은 고속버스터미널 옆 주유소 부지(GS칼텍스 대성산업직영 강남주유소)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등기부등본상 대성산업은 이 부지를 2024년 한국산업은행에 신탁했다.
시장에선 모처럼의 초대형 개발 호재라는 점에서 향후 주가 상승랠리가 이어질 것이란 기대심리가 많다. 하지만 해당 테마주들의 경영성과, 재무상태 등과 동떨어진 랠리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고터 테마주'의 핵심인 천일고속의 경우 최근 5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3분기 기준 총부채는 426억원 수준으로 자본잠식 우려도 제기된다. 한국투자증권은 “원가구조 개선 없이는 손익 개선이 제한적”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관련 개발사업이 아직 첫발만 겨우 뗀 상태로 앞으로 교통 대체지 확보, 터미널 운영 유지 방안, 주민 반대 등 해결해야 할 현안이 많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서울 광진구 동서울종합터미널의 경우 2009년 재개발을 위한 사전협상 대상지로 선정됐지만 주민 반대와 계획 변경 등으로 16년째 착공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조정현 IBK연구원은 “천일고속은 본업이 적자인데도 개발 호재만으로 기업가치가 변화될 수 있음을 확인시킨 상징적 사례”라며 “도심 핵심 입지의 유휴부지는 개발 가시성이 높아지는 순간, 시장가치가 재조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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