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

사진노희진 BNK투자증권 감사위원장
[사진=노희진 BNK투자증권 감사위원장]

어리석은 계엄을 한 지 1년이 지났다. 그사이 우리 사회가 받은 충격과 영문도 모른 채 특검에서 고초를 당한 공직자들에 대해 윤석열 전 대통령은 어떤 심정일까? 흘러나오는 소식은 본인이 책임을 지기보다 아랫사람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듯한 태도를 보인다고 한다.

시계추를 1여 년 전으로 돌려보면 그 당시 여당인 국민의힘은 크게 불리한 상황이 아니었다. 4·10 총선에서 175석을 확보한 민주당이 탄핵을 29건 남발하는 동안 윤 전 대통령은 거부권을 25차례 행사했다.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과 민주당 모두 30% 초중반을 오가며 엇비슷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탄생한 배경에는 윤석열의 계엄이 있었다. 작년 11월 15일 서울중앙지법이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표의 공직 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면서 정국이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느닷없는 12·3 계엄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은 역사의 뒤안길로, 이재명 대통령은 대통령의 길을 걷게 되었다. 

현 정부를 뒷받침하는 양대 기둥은 주가 상승과 야당의 헛발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권은 숨겨진 내란 행위를 찾는다고 공무원의 휴대폰을 뒤지고 야권은 어리석은 윤석열을 붙잡고 있다. 모두 정상이 아니다. 여권은 내란몰이 정치를 중단하고 부동산, 환율, 물가 등 민생 관련된 사안의 안정을 위해 공무원들이 제대로 일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어리석은 윤석열 전 대통령을 붙잡고 있는 국민의힘은 향후 어떠한 길을 가겠다는 것인지 의아하다.

노만석 검찰총장 대행의 항소 포기 건은 우리 사회에 많은 것을 시사한다. 앞으로 대장동 일당이 범죄 수익을 챙기는 과정을 국민이 가슴 아프게 바라보아도 검찰의 항소 포기로 법적으로 어찌할 수 없게 됐다. 이게 정진우 지검장, 노만석 대행의 사퇴로 끝날 일인가? 진상을 밝혀 국민의 응어리진 마음을 풀어줘야 한다. 

겸양과 공존의 정치가 필요하다.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고 지친 국민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정치가 그리운 계절이다. 국민 갈등을 부추기는 정치보다 분열을 치유하는 정치가 필요하다.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를 보다 낫게 만들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여당은 공동체 이익보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우리 사회의 미래가 어떻게 되든 상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인다. 삼권 분립을 위협하는 사법 개혁도 밀어붙일 태세다. 대장동 일당이 몇천억 원을 불법으로 챙겨도 눈 감겠다는 태세다. 

국민의힘이 제1야당으로서 할 일은 무엇인가? 어리석고 이해하기 어려운 윤 어게인을 외치기보다 할 일이 너무 많다. 부동산 정책, 대장동 항소 포기, 고환율, 전세난, 기업 하기 어렵게 만드는 법률 개정, 위헌스러운 내란특별 재판부 설치, 법 왜곡처벌법 등 국민이 의문을 갖는 사항에 대해 야당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할 적에 국민은 지지를 보낼 것이다. 

나라에도 좋고 자신에게도 좋은 정치를 할 수 있는 진정한 지도자가 그리운 시대다. 윤석열은 과거 대통령으로서 계엄을 하게 된 동기와 과정을 솔직하게 국민에게 설명하고 용서를 구해야 한다. 정치 경험이 없는 분을 공정한 정치를 할 것이라고 믿고 뽑아준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내란몰이 정치와 자신의 혐의를 없애기 위한 사법 교란 행위를 중단하고 민생정치에 올인해야 된다. 여러 범죄 혐의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으로 뽑아준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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