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트럼프 압박에 "60~90일내 우크라 대선 가능"

  • 보안·법적 절차 갖춰지면 전시 선거 가능성 시사...트럼프 "이젠 민주주의도 아니다" 압박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 사진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 [사진=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투표할 때가 됐다고 압박하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선거를 치를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9일(현지시간) NBC방송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안보 보장이 마련되고 필요한 법적 절차가 갖춰지면 "60~90일 안에 선거를 실시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선거를 치르기 위한 안전을 보장할 수 있도록 미국이 유럽의 동료들과 함께 도움을 주길 공개적으로 요청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쟁 중 전국적 투표를 치르는 데 심각한 제약이 따른다면서도 의회가 계엄령 기간 중 선거를 허용하는 법적 절차를 마련하고 미국과 동맹국들이 안보를 보장한다면 선거가 가능하다고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의 선거 부재를 문제 삼으며 "그들은 민주주의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민주주의가 아닌 지경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2019년 대선을 통해 젤렌스키 대통령을 선출했다. 그는 1차 투표에서는 과반을 얻지 못했지만 2차 투표에서 73% 득표로 당선됐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원래 임기는 지난해 5월까지였지만 전쟁이 이어지면서 계엄령이 유지돼 계속 대통령직을 유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진정한 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다'라는 러시아 측의 주장을 되풀이해왔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장기간 우호적 관계를 유지해 왔지만, 젤렌스키 대통령과는 갈등을 빚어 왔다.

올해 2월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JD밴스 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미국에 충분히 감사하지 않는다고 공개적으로 질책하기도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최근 미국이 주도하는 전쟁 종식 회담을 앞두고 지지 확보를 위한 외교전을 벌이고 있다. 그는 독일·프랑스·영국 정상과 잇따라 만나는 한편 바티칸에서 교황 레오 14세와도 회동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유럽을 '약한 지도자들이 이끄는 쇠퇴하는 국가들의 연합'이라고 표현하며 유럽에 대한 불신감을 나타냈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법, 헌법, 국제법상 우리에게는 어떠한 법적 권리도 없으며, 솔직히 말해서 도덕적 권리도 없다"며 종전 협상에서 어떤 영토도 양도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영토 양보를 포함한 28개 항목의 평화 계획을 승인했으며, 이 계획은 러시아에 유리하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이 조율하는 협상 과정에서 계획이 20개 항목으로 축소됐다고 밝히며 트럼프 대통령의 '전쟁 종식 의지'는 믿지만 러시아는 신뢰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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