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美 제안 안 읽은 젤렌스키에 실망"…우크라에 종전안 수용 압박

  • "러시아는 美 제안에 만족…젤렌스키가 그것에 만족하는지는 확실치 않아"

  • 젤렌스키, 8일 런던서 영·프·독 정상과 회동…종전 전략 조율 나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주도의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논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 대해 공개적으로 실망감을 드러냈다. 양국 간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이 순탄치 않은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종전안 수용을 압박하고 나선 모습이다.

7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의 케네디센터 공로상 시상식에 참석키 위해 이 센터에 도착,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협상의 다음 단계'를 묻는 질문에 "우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대화해왔고, 젤렌스키 대통령을 포함한 우크라이나 지도자들과 대화해왔다"고 답했다. 이어 "그리고 나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몇 시간 전까지도 제안을 읽지 않았다는 것에 조금 실망스럽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제안'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제시한 최신 종전 제안인 것으로 보이나,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앞서 미국 측 스티브 윗코프 특사와 우크라이나의 루스템 우메로우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서기 등이 이끄는 양국 대표단은 사흘간 미국 플로리다에서 협상을 진행했으나 별다른 합의를 도출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실망감 표출에는 이러한 협상 난항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날 윗코프 특사 등 미국 대표단과 통화한 사실을 공개하며 "대화는 건설적이었지만 쉽지는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젤렌스키)의 국민들은 그것(제안)을 좋아한다. 하지만 그는 그것을 읽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아마도 나라(우크라이나) 전체를 원할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러시아는 그것(미국의 제안)에 만족하는 것 같다"며 "하지만 젤렌스키가 그것에 만족하는지 확실치 않다"고 덧붙였다.

한편 사흘간의 미·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이 돌파구 없이 종료되자 젤렌스키 대통령은 유럽 주요국과의 외교전에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과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포스트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오는 8일 영국 런던을 방문해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만나 종전 협의에 나설 예정이다. 우크라이나의 전후 안보를 지지하는 유럽 주요국과의 공조를 통해 자국에 가장 유리한 종전안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번 회동에서 정상들이 종전 협상 상황을 점검하고 전후 우크라이나 안보 보장 계획을 논의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한 서방 외교관은 "런던 회동에서 통일된 유럽 메시지를 만들어 낸다면, 그것만으로도 다음 대미 (협상) 라운드에서 젤렌스키의 입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런던에서 '작전 회의'가 열리는 동안 이베트 쿠퍼 영국 외무장관은 미국 워싱턴에서 트럼프 행정부와 만나 우크라이나를 포함한 안보·지정학 이슈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외교관은 이를 두고 "유럽과 미국 사이에 균열이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한 의도적인 투트랙 전략"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유럽연합(EU) 당국자는 좀 더 강경한 어조로 "미국이 (평화 협상에) 새로운 포맷을 시험 중이라면 유럽은 주저할 여유가 없다"며 "런던 회동은 우리의 정치적 의지를 나란히 맞추고 우리가 손 놓고 있지 않다는 점을 우크라이나에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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