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별금융] 달력 받으려 '은행 오픈런'…품귀현상에 갈수록 귀한몸

  • '당근' 플랫폼에선 3000~5000원…호가 1만원 이상도

사진한국조폐공사
[사진=한국조폐공사]

연말이 다가오면서 은행 신년 달력을 구하기 위한 발품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명품 매장처럼 은행 창구 앞엔 이른 아침부터 사람들이 줄을 서고, 여러 지점을 돌며 달력 확보에 나서는 상황이다. 최근 몇 년 사이 달력 제작량이 줄면서 달력이 흔한 무료 증정품이 아닌, 희소 아이템으로 자리잡는 분위기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시중은행들은 각 100만~200만부 수준의 신년 달력을 제작했다. 2000년대 초만 하더라도 은행별로 300만~500만부의 달력이 배포된 점을 감안하면 20여년 만에 절반 이상 줄어든 셈이다.

과거엔 은행들이 신년 달력을 대량으로 제작해 지점 창구를 찾는 고객 누구에게나 나눠주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스마트뱅킹 이용 고객이 크게 늘면서 제작 규모가 크게 축소됐다.

그러나 여전히 '은행 달력을 걸어두면 재물운이 온다'는 속설이 있어 영업점에서는 달력을 구하기 위한 고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올해도 일부 영업점 앞에는 '달력 소진' 안내문이 붙었고, 달력을 받지 못한 경우에는 지점을 몇 군데나 방문하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고 있다.

일부 영업점에서는 개인형퇴직연금(IRP) 등 특정 상품 가입 고객에게만 달력을 제공하겠다고 했다가 뭇매를 맞는 웃지 못할 해프닝도 일어났다. 은행 콜센터에는 달력을 받지 못한 고객들의 민원도 적지 않게 들어온다고 알려졌다.

달력이 귀한 몸이 되면서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에서는 벽걸이 또는 탁상형 은행 달력이 3000~5000원 정도에 올라오고, 일부는 1만원 이상 호가하기도 한다. 특히 그림이나 캐릭터를 활용한 달력보다 가수 아이유(IU)를 모델로 활용한 우리은행 달력이 비싼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발권력을 가진 한국은행과 화폐 제조 기관인 한국조폐공사 달력도 귀한 대접을 받는다. 한국조폐공사는 화폐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을 재활용해 '돈달력'을 제작한 소식이 전해지며 4000개가 하루 만에 판매되기도 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선착순 달력 증정 이벤트에 신청자가 수만명 몰리며 조기마감 되는 등 달력의 인기는 여전한 상황"이라며 "수요가 몰리면서 일부 지점에서는 개점 1~2시간 만에 달력이 동날 때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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