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자립'에 사활 건 中..."EUV 노광장비도 개발 성공"

  • "시제품 완성해 테스트 중"...2028년 반도체 생산 목표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과의 기술전쟁에 대응하기 위해 반도체 자립에 속도를 내고 있는 중국이 첨단 반도체 생산의 핵심 장비로 꼽히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시제품 개발에 성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통신은 중국 선전의 한 연구시설에서 올해 초 EUV 노광기 시제품이 완성돼 현재 시험 가동 중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장비는 현재 세계에서 유일하게 EUV 노광기를 생산하는 네덜란드 ASML 출신 엔지니어들이 주축을 이뤄 ASML 제품을 역설계하는 방식으로 개발됐다.

머리카락보다도 수천 배 얇은 회로를 웨이퍼에 새길 수 있는 첨단 장비인 EUV 노광기는 AI 반도체와 스마트폰, 첨단 무기 생산에 필수적이다. 미국은 네덜란드 정부를 압박해 ASML의 EUV 장비가 중국으로 수출되는 것을 금지해왔고, 지난해부터는 EUV 장비보다 성능이 조금 낮은 심자외선(DUV) 장비 수출도 차단했다.

이에 중국은 ASML의 구형 장비 부품을 구해 비밀리에 EUV 장비 개발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진다. 소식통들은 이번 프로젝트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최우선 과제로 추진해 온 반도체 자립 전략의 핵심으로, 내부에서는 ‘중국판 맨해튼 프로젝트’로 불린다고 말했다.

맨해튼 프로젝트는 2차 세계 대전 미국이 극비리에 주도한 핵무기 개발 계획이다. 미국이 이를 통해 세계 최초로 원자폭탄 개발에 성공했듯, 중국도 이처럼 반도체 자립에 성공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셈이다. 중국은 이번 프로젝트의 보안도 극도로 강화했는데, 프로젝트에 참여한 일부 전직 ASML 엔지니어들은 가명을 사용하고 외부와의 접촉이 제한된 상태에서 연구에 몰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중국 정부는 이번에 개발한 EUV 장비로 2028년까지 반도체를 생산한다는 목표를 잡았으나 현재는 아직 광원 생성에만 성공한 상태로 현실적인 목표 시점은 2030년이라고 소식통들은 덧붙였다. 이는 중국이 반도체 기술에서 서방 국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려면 적어도 10년 이상 걸릴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을 훨씬 앞당긴 것이라고 로이터는 짚었다. 

프로젝트 관계자는 로이터에 "중국의 궁극적인 목표는 중국산 장비로 첨단 반도체를 생산하는 것"이라면서 "중국은 미국이 공급망에서 100% 배제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