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지마비 환자가 생각 만으로 스마트폰과 컴퓨터 등 전자기기 조작은 물론, 로봇개와 휠체어를 조종하며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날이 머지않은 것을 보인다.
사지마비 환자, 스마트폰 넘어 로봇개·휠체어 조종
최근 중국과학원 뇌과학 및 스마트기술우수혁신센터가 상하이 푸단대 부속 화산병원과 공동으로 진행한 침습형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기술 임상시험에서 이같은 획기적인 성과를 이뤄냈다고 중국 국영중앙(CC)TV는 17일 보도했다.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Brain-Computer Interface)’는 사람 뇌에서 발생하는 신호를 읽고 기계나 컴퓨터를 작동하는 기술이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임상실험은 2022년 사고로 척수 손상을 입어 사지마비가 된 중년 남성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구진은 앞서 지난 6월 이 환자의 뇌에 자체 개발한 침습형 두뇌 칩을 이식했고 2~3주간 훈련을 거쳐 태블릿·PC 등 스마트 기기를 생각만으로 조작하는 실험에 성공했다.
이번 2차 실험의 가장 큰 특징은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적용 범위가 기존의 2차원 화면에서 더 나아가 3차원 물리적 공간으로 확장됐다는 것이다.
환자가 생각만으로도 초저지연 속도로 휠체어를 움직여 산책하고, 로봇개를 조종해 택배나 음식 배달을 받는 것도 가능하도록 한 것. 연구진은 이를 ‘자신의 몸을 외부 기계로 확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시스템 반응 속도는 신호 수집부터 명령 실행까지 100밀리초(ms, 1ms=0.001초) 이내로 단축했는데, 인간의 자연 신경 전달 지연(약 200밀리초)보다도 짧다. 환자의 생각과 움직임이 거의 동시에 이뤄질 수 있단 의미다.
이를 위해 연구진은 환경 소음이나 사용자의 심리 상태 변화가 뇌 신호에 미치는 영향을 줄일 수 있는 핵심 기술을 개발하는 데 주력했다. '신경 데이터 압축 기술'을 개발해 잡음이 심한 환경에서도 핵심 신호를 효율적으로 추출해 전체 뇌 제어 성능을 15~20% 끌어올렸는가 하면, 복잡한 고차원 신경 신호 속에서도 안정적으로 핵심 의도 특성을 추출할 수 있는 '신경 매니폴드 정렬 기술'도 적용했다.
中 세계 최소형 두뇌칩 공개…미중 경쟁 본격화
연구진은 임상시험 검증과 데이터 축적을 바탕으로 무선 BCI 시스템의 '업그레이드 버전(WRS02)'도 선보였다. 이 제품은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작은 크기의 침습형 BCI 이식체로, 미국 일론 머스크의 뉴럴링크(Neuralink) 두뇌칩의 절반 크기다.
현재 중국은 미국에 이어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침습형 BCI를 임상시험 단계까지 끌어올린 국가로, 이 분야에서 향후 미·중 간 기술 경쟁도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중국 정부는 뇌-기계 인터페이스를 차세대 성장 산업으로 적극 육성하고 있다. 내년부터 5년간 시행할 15차5개년 계획에서 뇌-컴퓨터 인터페이스를 미래 산업이자 신 경제 성장동력에 포함시켰다. 또 올해 7월엔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와 공업정보화 등 7개 부처가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산업의 혁신 발전을 촉진하기 위한 실행 의견'을 발표해 오는 2030년까지 해당 산업 경쟁력을 세계 선두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중국 기업도 BCI 기술 개발에 적극적이다. 중국의 대표적인 뇌-인터페이스 기술 4대 스타트업으로는 나오후커지(腦虎科技, 뉴로세스), 제티이랴오(階梯醫療, 스테어메드), 지셰지(姬械機, 마시네 로봇), 창나오커지(強腦科技, 브레인코)를 꼽을 수 있다.
특히 브레인코는 항저우의 '6룡'으로 불리는 대표 스타트업 중 하나로, 중국에서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분야에 가장 먼저 진출했다. 약 10년간의 꾸준한 개발 끝에 비침습형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분야의 글로벌 리더로 성장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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