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더 어렵다'...정의선식 인사혁신 '세대교체·조직통합·효율성'

  • 현대차그룹 2025년 하반기 사장단 및 임원 정기 인사

 
아주경제 DB
[그래픽=아주경제 DB]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 시장에서 압도적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혁신적인 인사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18일 단행된 사장단·임원 정기 인사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실제 올해 인사 키워드는 '세대 교체, SDV 중심의 조직 전환, 수익성 증대를 위한 효율성 제고' 등으로 요약된다. 자동차 업계는 2026년을 AI 자율주행 구독서비스와 SDV 시장 등이 본격 개화하는 시기로 보고 있다. 미국 관세 압박, 주요국 경기 둔화 등 글로벌 악재도 지속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런 격변기를 과감한 리더십 변화와 조직 체질 개선을 통해 극복한다는 전략이다. 
 
◆R&D 수장에 '애플카' 이끈 하러, 제조 수장에는 정준철 사장

현대차그룹 R&D본부장에 새로 임명된 만프레드 하러 사장은 포르쉐, BMW, 아우디 등에서 차제 기술, 전장 시스템 등을 개발했고 애플에서는 '애플카' 프로젝트를 총괄한 이력을 갖고 있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에 합류해 R&D본부 차량개발담당 부사장으로 일해왔다. 현대차그룹과 동행한 시간은 짧지만 제품 개발 전반을 아우르는 기술 전문성을 바탕으로 차량 성능 향상을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차 관계자는 "합류 이력은 길지 않지만 현대차·기아의 국내외 브랜드 정체성 확립에 크게 기여한 인물"이라며 "신임 하러 사장은 현대차그룹 연구개발을 총괄하며 소프트웨어(SW)를 비롯한 모든 유관 부문과 적극적인 협업을 통해 SDV 성공을 위한 R&D 기술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릴 것"이라고 기대했다. 
 
제조부문을 이끌 정준철 사장은 현대차그룹 생산성 혁신을 이끈 주역이다. 그는 완성차 하드웨어 영역에서 제조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소프트웨어 중심 공장(SDF) 구축이라는 중차대한 임무를 맡았다. 정 사장은 완성차 생산기술을 담당하는 제조솔루션본부와 수익성·공급망 관리의 핵심인 구매본부를 총괄한다. 향후 소프트웨어 중심 제조 라인은 물론 로보틱스 등 그룹의 미래 생산 체계 구축에 주력할 예정이다.

기아에서는 북미 시장 경쟁력 향상을 이끈 윤승규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미주실장, 미국·캐나다 판매법인장을 지낸 윤 사장은 현지 시장 전문성과 혜안을 갖춘 판매 전문가로 꼽힌다. 올해 미국발 관세 등 어려운 경쟁 환경에도 지난해보다 8% 넘는 소매 판매 신장을 이뤄내 기아의 글로벌 입지를 강화했다.  
 
최영일 현대생기센터 전무는 이번 인사를 통해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최 부사장은 기존 공장을 기술 중심 조직으로 재편하고 현대차그룹 마더 팩토리인 국내 공장의 핵심적 위상과 기술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한편 R&D 분야의 또 다른 중심 축인 첨단차플랫폼(AVP) 본부장은 이번 인사에 포함되지 않았다. 앞서 송창현 AVP 본부장(사장)은 저조한 자율주행 성과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난 바 있다. 당분간 AVP는 장재훈 부회장 주도로 움직일 예정이다. 장 부회장은 첨단 모빌리티·수소·로보틱스 등 그룹 핵심 미래 사업에 대해 전반적인 추진 방향을 조율하고 각 사업 간 유기적 연결을 총괄한다.

회사 관계자는 "송 전 사장 주도로 구축해온 SDV 개발 전략 수립과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플레오스 커넥트', 자율주행 기술(아트리아 AI) 등은 예정대로 추진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40대 부사장 등 젊은 피 약진, 기술 인재 등용문도 넓어져 

이번 인사에선 사장 4명, 부사장 14명, 전무 25명, 상무 신규 선임 176명 등 승진자가 총 219명 나왔다. 지난해 승진자 규모(239명)보다 20명 줄었지만 40대 비중은 2020년 대비 두 배 늘었다.

현대차그룹은 40대 차기 리더 발탁을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조직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대표적으로 현대차 브랜드마케팅본부장 지성원 전무(만 47세)는 40대 부사장으로 전격 발탁됐다. 2년 연속 현대차의 글로벌 브랜드 가치를 향상시켰다는 평가다. 
 
올해 상무 신규 선임 대상자 중 40대 비율은 절반에 달한다. 상무 초임 평균 연령도 올해 처음 40대에 진입했다. 사장단 인사와 마찬가지로 전체 승진 대상자 중 약 30%가 R&D와 주요 기술 분야에서 나왔다. 배터리설계실장, 수소연료전지설계1실장 등 그룹 내 핵심 미래 전략 부문에서 40대 임원이 대거 승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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