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아마존은 최근 협력업체를 통해 채용된 신입 정보기술(IT) 인력의 접속 기록을 분석하던 중 키보드 입력 데이터가 시애틀 본사에 도달하는 데 110㎳(밀리초)로 비정상적으로 길다는 점을 포착해 위장 취업한 북한 노동자를 적발했다.
초 단위로 환산하면 0.11초에 불과한 찰나의 시간이지만, 미국 내에서 작업할 경우 지연 시간은 수십 밀리초에 그쳐야 한다는 것이 스티븐 슈밋 아마존 최고보안책임자(CSO)의 설명이다. 이 같은 미세하지만 비정상적인 데이터 지연은 해당 직원이 미국이 아닌 지구 반대편에 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아마존이 내부 조사에 착수한 결과, 해당 직원이 시스템 접속에 사용한 기기는 원격으로 제어되고 있었으며 접속 경로를 추적한 끝에 발신지가 중국인 것으로 확인됐다. 회사는 이 인물이 중요 정보에 접근하기 전 단계에서 며칠 만에 시스템 접근을 차단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애리조나주에 거주하는 크리스티나 마리 채프먼(48)은 미국 거주자 70여 명의 명의를 도용해 북한 IT 인력들이 미국 기업 300여 곳에 취업하도록 도운 혐의로 지난 7월 연방법원에서 징역 8년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적발 당시 자택에 원격 취업에 활용된 노트북 90대 이상을 설치한 이른바 '노트북 농장'을 운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슈밋 CSO는 링크트인 게시글에서 "2024년 4월 이후 아마존이 적발한 북한 노동자의 취업 시도는 1800건 이상"이라며 "올해에는 1분기 만에 이들의 취업 시도가 27% 늘어난 사실도 발견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노동자들이 취업을 위해 휴면 상태의 링크트인 계정을 탈취하거나, 이력서 학력을 기존의 동아시아 대학에서 캘리포니아·뉴욕 등 미국 대학으로 바꾸는 등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동일한 학교·동일한 업체 근무 경력을 반복적으로 내세우는 패턴도 발견되며, 이 경우 해당 업체가 미국에서 확인하기 어려운 해외 컨설팅 업체인 사례가 많다고 덧붙였다. 또 미국식 관용어 사용이 어색하거나 'a', 'an', 'the' 등 영어 관사 사용이 서툰 점도 의심 신호로 꼽았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2017년 채택한 대북 제재 결의 2397호는 회원국이 자국 내 북한 노동자를 본국으로 송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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