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통일교 특검 못 받을 것 없어…여야 예외 없이 특검 하자"

민주 최고위서 '전격수용' 의사…"2차 특검과 별개 추진"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운데)가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22일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이 요구해 온 '정치권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 관련 특검' 제안에 대해 "못 받을 것 없다"며 전격 수용 의사를 밝혔다. 그간 민주당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며 보수 진영의 특검 제안을 일축해 왔던 만큼, 이번 입장 변화는 전향적 태도 전환으로 해석된다.

정청래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 연루자 모두를 포함해 진실을 명명백백하게 밝히는 것도 옳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대표는 "2차 종합 특검은 3대 특검 수사에서 미진한 부분을 보완하자는 취지여서 통일교 특검에 대해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못 받을 것도 없다고 생각한다"며 "모든 의혹의 실체를 끝까지 밝히고 권력을 사유화했던 국정농단 책임자들을 발본색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추가 발언을 통해 "국민의힘이 원하던 통일교 특검을 하게 됐으니 필리버스터의 원인도 사라졌다"며 "200건에 달하는 민생 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중단하고 국정조사에도 적극 협조해 달라"고 촉구했다.

김병기 원내대표는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향해 "당장 오늘 오전에라도 만나자"고 제안했다. 그는 "민주당은 지금까지 수사가 진행 중인 만큼 엄정한 처리를 촉구하며 자중해 왔다"며 "그런데 국민의힘이 이를 착각해 마치 민주당이 무언가 숨길 것이 있어 특검을 회피하는 것처럼 주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원내대표는 "통일교 특검을 하자. 여야 정치인 누구도 예외 없이 모두 포함하는 특검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대선에서 통일교가 정치에 어떻게 개입했는지도 함께 들여다보자"며 "헌법에 위배되는 정교 유착 여부는 물론 불법 정치자금 로비와 영향력 행사까지 모두 특검 대상에 포함해 철저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특검 수용 배경에 대해 "당은 고위 전략 단위 논의와 여론조사, 언론 보도 등을 통해 민심을 면밀히 살펴왔다"며 "형식상 갑작스러운 수용처럼 보일 수 있지만, 민심 변화에 따른 당의 판단과 조정이 지속적으로 이뤄져 왔다"고 설명했다.

다만 2차 종합 특검과 통일교 특검은 별개 사안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두 특검은 별도로 진행될 사안"이라며 "본회의 개최 일정 확보와 민생 법안 처리, 사법개혁 관련 안건 등과 연동해 여야 원내 지도부 협의 과정에서 종합적으로 논의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