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침해사고 책임 인정…고객 체감 4500억 보상·위약금 면제

김영섭 대표 주재 사과 브리핑…주요 임원진 대거 참석

6개월간 데이터 100GB 제공 등 프로그램 발표

고객 보상 4500억…데이터·OTT·멤버십 등 장기 혜택 제공

CEO 직속 정보보안 TF 출범…전사 보안 거버넌스 전면 개편

김영섭 KT 대표이사가 30일 KT 광화문 웨스트 사옥에서 열린 기자 브리핑에서 대고객 사과에 나서고 있다. [사진=백서현 기자]

KT가 펨토셀 해킹 사태와 관련해 고객 체감 기준 약 4500억 원 규모의 보상안을 마련하고, CEO 직속 전사 정보보안 혁신 TF를 출범시키며 보안 거버넌스를 전면 개편했다. 고객 보상은 요금 할인 대신 데이터·OTT·멤버십·안심 보험 등 장기 혜택 중심으로 구성됐다. 위약금 면제는 9월 1일 소급 적용하며, TF는 전략·재무 관점까지 포함한 통합 보안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KT는 30일 서울 광화문 웨스트 사옥에서 김영섭 대표이사를 필두로 주요 임원진이 참석한 가운데 ‘침해사고 관련 대고객 사과 및 정보보안 혁신 방안’ 기자브리핑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KT는 위약금 면제와 고객 보답 프로그램, 전사 정보보안 혁신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의 핵심은 고객 체감 기준 약 4500억원 내외로 추산되는 ‘고객 보답 프로그램’이다. KT는 요금 할인 대신 장기적이고 폭넓은 혜택을 제공한다는 방침 아래 △6개월간 매월 데이터 100GB 제공 △OTT 서비스 6개월 이용권 △인기 멤버십 할인 △로밍 혜택 확대 △안전·안심 보험 제공 등 5개 프로그램으로 구성했다.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이용자가 혜택에서 소외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KT는 고객 구성 비중을 고려한 설계라는 입장이다. KT에 따르면 전체 고객의 약 70%가 비무제한 요금제를 이용하고 있어 데이터 혜택의 실효성이 크다는 것이다. 무제한 요금제 이용자의 경우에도 온라인동영상플랫폼(OTT) 이용권과 멤버십 할인, 안전·안심 보험 등 나머지 프로그램을 통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구성했다.

권희근 KT 고객부문 마케팅혁신본부장은 “가급적 길고, 풍성하고, 최대한 많은 혜택을 제공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프로그램을 설계했다”며 “금액으로 환산할 경우 고객 체감 수준은 약 4500억원 내외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KT는 이와 함께 이동통신 서비스 해지를 원하는 고객에 대해 위약금 면제를 시행한다. 대상 기간은 내일부터 내년 1월 13일까지로, 올해 9월 1일부터 브리핑 전날인 12월 30일 사이 이미 해지한 고객에게도 소급 적용한다. 

다만 9월 1일 이후 신규 가입·기기변경·재약정 고객과 알뜰폰, IoT, 직권해지 고객 등은 대상에서 제외된다. 위약금 면제는 환급 신청 방식으로 진행되며, KT는 전담 상담센터를 운영해 관련 안내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보상안 발표가 경쟁사 대비 늦어졌다는 지적에 대해 KT는 민관합동조사단의 공식 조사 결과를 확인한 뒤 내부 검토와 절차를 거치는 과정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KT는 “조사 결과를 토대로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는 데 시간이 소요됐다”고 설명했다.

KT는 재발 방지를 위해 전사 차원의 ‘정보보안 혁신 TF’도 출범시켰다. 현재 60여명의 임직원이 6개 분과로 참여하고 있으며, 정보기술(IT) 중심이었던 기존 정보보안실 조직과 달리 네트워크·IPTV 등 분산된 보안 체계를 통합하고 전략·재무 관점까지 포함한 실행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목표다. 해당 TF는 최고경영자(CEO) 직속으로 운영되며, 경영진이 참여하는 위원회를 통해 관리된다.

김영섭 대표는 “침해사고로 고객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을 깊이 사과드린다”며 “국가 기간통신사업자로서 고객 신뢰 회복과 근본적인 정보보안 혁신을 위해 책임 있는 조치를 지속해 나가겠다”고 고개 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