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전격적인 군사작전을 통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 개입 가능성이 있는 대상으로 그린란드와 멕시코·쿠바·콜롬비아 등 중남미 국가들을 잇달아 거론하고 나섰다.
4일(현지시간)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으로 향하던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 기내에서 "우리는 그린란드가 필요하다"며 "현재 그린란드 주변은 러시아와 중국의 함선들로 가득 차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가안보 관점에서 우리는 그린란드가 필요하며, 덴마크는 그 일을 해낼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도 속으로는 이에 동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유럽연합(EU)도 미국이 그린란드를 보유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그는 "그린란드는 약 두 달 뒤에나 신경 쓸 것"이라며 "20일 뒤에 그린란드에 대해 이야기하자"고 말해 당장은 논의를 미루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잡지 디 애틀랜틱과의 인터뷰에서도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그린란드에 어떤 의미를 갖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들이 스스로 판단해야 할 것이다. 솔직히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린란드가 반드시 필요하다. 방위를 위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취임 이후에도 그린란드를 합병하겠다는 야심을 드러낸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앞서 그의 핵심 지지층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에서도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직후 그린란드를 노골적으로 거론하는 움직임이 나왔다. 우파 팟캐스터 케이티 밀러는 소셜미디어(SNS) 엑스(옛 트위터)에 성조기로 된 그린란드 지도와 함께 '머지않아'(SOON)라는 문구를 올렸다. 밀러는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의 아내다.
이같은 미국 측의 연이은 '도발'에 덴마크 정부는 즉각 반발했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성명을 통해 "미국이 그린란드를 장악해야 한다는 말은 완전히 터무니없다는 점을 미국에 분명히 말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역사적 동맹국을 위협하는 행위를 중단하라"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촉구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쿠바·콜롬비아를 향해서도 경고성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이날 '미국이 실제로 콜롬비아를 상대로 군사 작전을 추진할 것이냐'는 질문에 "나쁘지 않은 것 같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콜롬비아도 매우 병들어 있다. 코카인을 만들어 미국에 팔기를 좋아하는 병든 사람이 나라를 운영하고 있으며, 그는 오래 그렇게 하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좌파 정치인으로 평가받는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쿠바에 대해서도 "무너질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하며 베네수엘라로부터 보조금 성격으로 공급받던 원유가 끊길 경우 쿠바 정부가 버티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나는 어떤 행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미 상황이 무너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쿠바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느냐는 질문에 "쿠바는 결국 우리가 논의하게 될 사안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쿠바는 지금 실패한 국가"라고 답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웃 국가인 멕시코를 향해서도 경고하며 “멕시코는 정신을 차려야 한다"며 "마약이 멕시코를 통해 쏟아져 들어오고 있고,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무언가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지난 3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도 "멕시코에 대해서는 뭔가 조치가 취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정치적으로 올바르게 굴면서 '그래, 그녀가 통치하고 있다'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녀는 카르텔을 매우 두려워하고 있다"며 "그들이 멕시코를 운영하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따라서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발표한 국가안보전략(NSS)에서 미주 지역을 비롯한 서반구 중심의 안보 전략을 제시한 가운데 앞으로 해당 지역들에 대한 미국의 개입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스티븐 베르트하임 선임 연구원은 영국 가디언지 논평을 통해 "트럼프는 이미 메뉴를 짜 놨다. 그는 그린란드 합병, 파나마 운하 환수 등을 약속하며 취임했다"며 "그가 마두로를 축출한 지금 다른 많은 국가들을 공격하기 위해 같은 논리를 적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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