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장 풀린 등록금' 사립대 줄줄이 인상…학생 반발 확산

최교진 교육부 장관이 30일 서울역 인근 회의실에서 열린 대학 등록금 관련 총학생회단체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1230 사진교육부
최교진 교육부 장관이 30일 서울역 인근 회의실에서 열린 대학 등록금 관련 총학생회단체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12.30 [사진=교육부]

교육부가 등록금 규제를 풀기로 하면서 서울 주요 사립대학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등록금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학생들은 등록금 인상으로 인한 수혜를 체감하기 어렵다며 인상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19일 교육계에 따르면 서강대는 최근 2026학년도 제2차 등록금심의위원회(등심위)를 열고 올해 등록금을 2.5% 인상하기로 했다. 학교 측은 교육부 법정 상한선인 3.19% 인상을 제안했으나, 논의 끝에 등심위는 원안보다 하향 조정한 2.5% 인상안으로 확정했다. 서강대는 지난해에도 2025학년도 등록금을 4.85% 인상한 바 있다. 

국민대는 등심위에서 학생들에게 법정 한도인 3.19% 인상을 제안했지만,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해 2.8% 인상을 결정했다. 고려대는 올해 등록금을 3.19% 인상하는 방안을 제시한 뒤 학생대표 등과 논의 중이다. 한국외대 또한 3.19% 인상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희대의 경우 지난달 19일 열린 등심위에서 학교 측이 등록금 인상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연세대, 성균관대, 한양대, 중앙대, 경희대, 이화여대 등도 최근 등록금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학생 측에 전달했다.

대학들은 고등교육법 개정에 따라 직전 3개 연도 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1.2배(지난해까지는 1.5배)까지 등록금을 올릴 수 있다. 교육부가 제시한 올해 인상률 한도는 3.19%다.

여기에 정부가 등록금 동결·인하 대학에 재정을 지원해 온 '국가장학금 Ⅱ유형' 폐지를 검토하기로 하면서 등록금 인상에 더욱 탄력이 붙은 상황이다. 정부는 2012년부터 등록금을 동결하거나 인하한 대학을 대상으로 국가장학금 Ⅱ유형을 지원해왔다.

최근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사총협)가 154개 회원 대학 총장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6 대학 현안 관련 조사'에서 응답 대학 87곳 중 52.9%(46개교)가 '인상할 계획'이라고 응답했다. '동결할 계획'이라고 답한 대학은 8.0%(7개교)에 그쳤다.

대학들은 공통적으로 '재정 부담'을 이유로 들고 있다. 십여 년간 등록금이 동결된 상태에서 대학의 실질 수입이 크게 감소했고, 장기적인 재정난을 한차례 인상만으로는 해결하기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2년 연속 등록금 인상이 가시화되자 학생들은 반발하고 있다.

한국외대 총학생회는 지난 19일 서울캠퍼스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 본부가 학생사회의 신뢰와 상식을 저버린 채 등록금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며 등록금 인상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화여대 총학생회는 교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학 재정의 책임은 법인에 있다"며 인상 계획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려대 총학생회 중앙비상대책위원회 또한 SNS를 통해 "학생은 학교의 ATM이 아니다"라며 전공과목 계절학기 수업 개설 확대나 콘센트 확충 등 지난해 인상 당시 학생 요구가 충분히 이행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연세대, 성균관대, 경희대 등의 총학생회도 잇달아 SNS에 게시물을 올려 등록금 인상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교육부는 최근 학생 단체와 잇따라 간담회를 열어 등록금 정책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전국 약 100개 대학 총학생회가 모인 전총협은 지난 13일 최교진 교육부 장관에 등록금 동결 기조를 고수해달라고 요청했다. 최 장관은 "등록금 규제 합리화 이후에도 학생들에 대한 지원이 충분히 이뤄질 수 있도록 면밀히 살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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