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지배구조 선진화 태스크포스(TF)'를 통해 3월 말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확정·발표할 계획이다. 개선안은 금융지주 회장 중심으로 굳어진 권한 구조를 완화하고, 이사회와 주주의 견제 기능을 강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번 TF는 2년 전 단순 권고에 그쳤던 모범관행을 넘어 법 개정까지 염두에 둔 논의라는 점에서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쟁점은 회장 임기 제한 여부다. 회장 임기를 3년으로 하되 연임은 1회로 제한해 최대 6년까지만 재임을 허용하는 방식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장기 집권 논란을 구조적으로 차단하는 동시에, 내부 승계 후보군이 정상적으로 육성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취지다.
현행 금융회사지배구조법에는 대표이사의 연임이나 임기와 관련한 규정이 없다. 2022년 1월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 내용을 담아 대표발의한 지배구조법 개정안은 국회에서 계류되다 폐기됐다. 여당을 중심으로 지배구조법 재발의 움직임이 감지되면서 제도화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연임 시에는 주주총회의 '특별결의'를 통해 의결 요건을 강화하는 안이 논의 중이다. 이사회 내부 결정에 그치지 않고 주주 판단을 보다 엄격하게 반영하겠다는 취지다. 현재 연임 안건은 출석 주주의 의결권 과반수 찬성, 주식 총수의 4분의 1 이상 출석 요건만 맞추면 되는 '일반결의'에 해당한다. 특별결의 안건이 되면 출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찬성, 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 출석 요건을 갖춰야 한다.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높이기 위해 3년 단임제를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사외이사가 연임을 전제로 현직 CEO와 장기간 관계를 형성하는 구조 자체를 끊겠다는 의도다. 아울러 금융사고 등 리스크 발생 시 해당 임원에 대한 성과보수를 환수하고, 경영진의 성과급을 퇴직 이후 연금 형태로 받게 하는 방안도 고심 중이다.
당장 시장의 관심은 KB금융지주에 쏠리고 있다. 주주 통제권 강화를 포함한 선진화 방안은 금융지주회사법 개정이 필요해 오는 11월 양종희 회장의 임기가 만료되는 KB금융이 첫 적용 사례가 될 수 있다. 연임 1회 제한이 적용돼도 초임인 양 회장이 연임될 수는 있지만 선임 절차 전반에 대한 부담은 피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사회 구성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당국은 사외이사 독립성 강화를 위해 주주 추천 확대를 포함한 이사회 개편 방안을 검토 중인데 KB금융 사외이사 7명은 모두 외부 전문기관의 추천을 받아 선임된 인물이다.
김우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부가 기업의 주주가치 제고 노력을 지원하기 위한 밸류업 프로그램, 상법 개정 등을 추진함에 따라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며 "국내 금융그룹의 사외이사 제도는 미국 등 금융 선진국과 비교해 제도와 운영 측면에서 괴리가 큰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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