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세 중과 유예 폐지가 사실상 확정된 가운데 시장에서는 추후 정부가 내놓을 조치에 주목하고 있다. 정치적 계산을 하지 않고 꺼낼 수 있는 정책수단이 많다고 강조한 만큼 보유세 강화를 통한 시장 안정에 나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4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재정경제부는 전날 국무회의에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에 따른 후속 조치를 보고했다.
기존 조정대상지역의 경우 5월 9일까지 매매 계약을 체결하고, 이후 3개월 이내에 잔금 지급과 등기를 마치면 양도세 중과를 유예하고, 지난해 새롭게 조정대상지역으로 편입된 지역은 계약 후 최대 6개월까지 유예 기간을 부여하는 것이 골자다. 토지거래허가구역과 세입자 거주 문제 등을 고려한 '출구 전략'을 제시해 적극적인 매물 출회를 유도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종부세 강화 방식은 △기본세율 인상 △기본 공제액 하향 △공시가격 현실화율(시세 대비 공시가격 비율) 상향 △공정시장가액비율(과세표준을 정할 때 공시가격에 곱하는 비율) 상향 등이 있다.
문재인 정부 때는 다주택자 종부세 최고세율을 6%까지 인상했고, 공정시장가액비율도 95%까지 올렸다. 고가주택·다주택일수록 더 높은 세율이 적용되는 구조였다.
이후 윤석열 정부는 종부세 비과세 기준을 6억원에서 9억원으로, 1주택자는 11억원에서 12억원으로 상향했다. 종부세 최고세율은 6%에서 5%로 낮췄고, 공정시장가액비율은 95%에서 60%로 인하했다.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를 다주택자에서 제외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시행령만으로 가능한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 카드를 쓸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조세 저항을 최소화할 수 있고, 곧바로 세금 인상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우병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에게 의뢰해 서울 고가 아파트를 대상으로 공정시장가액비율이 60%에서 80%로 올랐을 때의 종부세 부담 변화를 시뮬레이션한 결과,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는 보유세 합계 추정액이 2125만원에서 2278만원으로 153만원 증가했고, 래미안 퍼스티지 전용 84㎡는 1703만원에서 1904만원으로 약 200만원 늘어났다.
1가구 1주택자에게 주는 세금 감면 혜택인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를 개편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장특공제가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으로 이어지며 오히려 시장 불안을 키웠다는 판단에서다.
전문가들은 최근 집값 상승세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공급 정책이 효과를 내기 전까지 수요를 억제할 수단이 필요한 만큼 정책의 방향이 세제로 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평가했다. 다만 세금 문제는 워낙 파급력이 크고,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보유세 개편은 집값 안정의 가장 직접적인 수단이지만 거래 위축과 임대시장 영향 등의 부작용도 함께 오는 만큼 이를 고려하지 않으면 정책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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