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옥죄기] 대출 규제 완화 후 3년…5대 은행서만 130% 늘어

  • 다주택자 주담대 15兆→36兆…작년 상반기 정점 찍고 감소

  • 규제 따라 늘었다, 줄었다…"세입자 주거불안 초래" 우려도

한 은행에 주택담보대출 상품 홍보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 은행에 주택담보대출 상품 홍보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연합뉴스]
2023년 초 금융당국이 대출 규제를 대폭 완화한 이후 다주택자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잔액이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관련 규제가 강화되면 다주택자 대출 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관련 조치가 세입자 주거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국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서 다주택자에게 내어준 주담대는 총 36조4686억원으로 집계됐다. 3년 전 다주택자 주담대 잔액(15조8565억원)과 비교하면 130%가량 늘었다. 같은 기간 5대 은행 전체 주담대 잔액이 약 20% 늘어난 것을 고려하면 7배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다주택자 주담대 잔액은 2023년 3월 금융당국이 부동산 대출 규제를 완화한 이후 큰 폭으로 늘었다. 당시 금융당국은 부동산 대출 규제를 정상화하겠다며 다주택자, 임대·매매사업자가 규제지역 내에서 주담대를 받을 때 적용받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제한을 0%에서 30%로 상향 조정했다. 임대·매매사업자가 비규제지역에서 대출을 받을 때에는 LTV를 60%까지 허용했다.

이는 고금리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대출 등 여파로 주택시장 침체가 우려되자 부동산 시장 연착륙을 유도하기 위한 조치였다. 해당 발표 이후 다주택자 주담대 잔액은 1년 새 70% 폭증해 2022년 말 15조4202억원에서 2023년 말 26조688억원까지 불었다. 2024년에도 1년간 47%가량 늘면서 연말 기준 잔액이 38조4028억원에 달했다.

이 수치는 작년 상반기 39조원을 넘어섰지만 하반기에 6·27 대책으로 수도권·규제지역 내 다주택자 신규 주담대가 금지되면서 감소세로 돌아섰다. 은행권은 다주택자 대출과 관련한 정부 대책이 추가로 나오면 감소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주담대 규모는 정부 규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정부가 급진적인 규제책을 들고나오면 임대사업자가 임대한 주택에 거주하는 세입자(임차인)의 주거 불안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한다. 임대인이 규제 강화에 대응하기 위해 임대료를 인상하는 결정을 내릴 수 있어서다.

예컨대 최초 대출 시에만 적용하는 임대소득 대비 이자상환비율(RTI) 규제를 매년 대출 연장 시 적용하면 규제비율을 맞추기 위해 임대료를 인상할 가능성이 커진다. 특히 다가구 주택 등에서 일부 공실이 있으면 임대 수익이 추정 임대료를 기반으로 산정되는데 은행들은 추정 임대료를 70%만 인정한다. 따라서 임대인들이 기존 임대료를 높여 RTI 규제를 맞추려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주담대 증가세가 보험업권이나 저축은행업권 등 2금융권으로 옮겨갈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상호금융업권 가계대출이 1월에만 2조3000억원 늘면서 새마을금고는 19일부터 대출모집인을 통한 신규 대출 취급을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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