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미국 로봇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BD) 상장이 가시화하면서 그룹 숙원 사업인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관심이 쏠린다. 보스턴다이내믹스 기업가치가 약 120조~150조원으로 추정되는 만큼 정의선 회장은 성공적으로 상장 시 최대 30조원에 이르는 실탄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지배구조 개편에 걸림돌로 지목된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할 수 있어 경영 안정화, 밸류업 강화 등 기업가치가 한 단계 '레벨업'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로보틱스·AI의 본격적인 사업화 전환 및 보스턴다이내믹스 기업공개(IPO)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장재훈 부회장 직속으로 로보틱스 및 AI 전략을 전담하는 사업기획 TFT을 조직하고 팀 내 전략투자 및 인수합병(M&A) 전문가를 배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룹 내 흩어진 로보틱스·AI 역량을 결집하고 사업화 모델로 전환하기 위한 전초 작업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아울러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사업회사 전환도 진행 중이다. 지난해 아론 손더스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사임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7년간 이 회사에서 기술 개발을 이끌어온 로버트 플레이터 최고경영자(CEO)도 사임했다. 연구개발 중심 기업에서 대량생산이 가능한 수익성 중심 체계로 기업 구조를 재편하고, 회사 IPO 준비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게 업계 예상이다.
실제 현대차그룹은 장 부회장을 중심으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2027년 초 미국 나스닥 상장을 위한 준비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 상반기 나스닥 상장을 위한 예비 심사 청구 및 주관사 선정을 마무리하고 하반기 공모 절차 진행 후 내년 초 상장에 나설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2035년 글로벌 휴머노이드 시장은 연 960만대 규모로 보스턴다이내믹스 대표 상품인 '아틀라스'의 기술력과 양산 시점을 고려하면 약 16% 점유율(150만대 추정)이 예상된다. 이를 반영해 KB증권은 보스턴다이내믹스 기업가치를 128조원, 한화투자증권은 145조7700억원으로 추정한다.
금융업계가 보스턴다이내믹스 상장을 통해 120조~150조원을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는 만큼 정 회장은 최대 30조원의 실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 회장은 2021년 현대차그룹이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할 당시 사재 약 2400억원을 투자해 지분 20%를 확보한 바 있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현대차→현대제철→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현대차→현대글로비스→현대모비스' 등 3개의 순환출자 구조로 이뤄져 있다. 순한출자 구조를 해결하기 위해선 정 회장이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현대모비스 지분을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 현재 정 회장이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율은 0.3%에 불과하다.
여기에 정몽구 명예회장이 보유한 그룹 계열사 지분을 상속·증여할 때 필요한 현금도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성공적으로 상장하면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순환출자 해소, 상속·증여세 재원 마련도 충분할 것으로 보여 승계 작업에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보스턴다이내믹스 상장은 현대차그룹 숙원 과제인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이라며 "상장으로 더 많은 재원을 확보할수록 더 많은 선택지를 가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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