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R&D 성과 정체…"기초·원천 분야 투자 집중해야"

  • 특허 등록 주춤…기업 인력 편중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정부가 2026년 연구개발(R&D) 투자 예산을 역대 최고치인 35조3000억원으로 책정하는 등 국가 주도 투자를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지만 저조한 R&D 성과를 끌어올리기 위해 민간이 접근하기 어려운 기초·원천 분야 투자에 집중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회예산정책처는 3일 '정부 R&D 투자의 파급효과 분석'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 정부의 R&D 지출 현황과 민간 파급력 등을 비교·분석했다. 우리나라의 총 연구개발비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2023년 기준 총 연구개발비는 119조740억원으로 전년 대비 5.7% 증가했으며 이듬해 131조462억원으로 늘었다. 재원별로는 민간·외국 재원이 약 76%, 정부·공공재원이 나머지 23%를 차지한다. 

우리나라의 총 R&D 지출은 2023년 구매력평가 환율 기준으로 1437억3000만 달러다. 이는 세계 5위 수준이며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중은 5.0%로 세계 2위 수준을 보인다. 

반면 R&D 지출 성과는 질적 지표에서 정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과 중국의 특허 등록 건수를 보면 중국은 2011년 3000여 건에서 2022년 2만5000여 건으로 급증한 반면 한국은 1만2000여 건에서 2023년 2만2000여 건으로 완만한 증가 추세를 보였다.

연구개발인력의 수행주체별 비중이 주요국에 비해 기업(75.9%)에 편중된 것도 개선해야 할 점으로 꼽힌다. 대학이 연구개발인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2%로 주요국 평균(27.3%)을 큰 폭으로 하회하며 정부의 비중은 6.9%로 평균(10.6%)보다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예정처가 정부R&D와 민간R&D의 기술적 관계와 파급효과를 분석한 결과 정부 R&D 기술은 민간 특허 성과에 유의미한 양의 파급 효과를 가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즉 정부 R&D 성과가 축적되면 민간의 특허 성과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정부 R&D 투자는 민간이 초기 위험·불확실성으로 인해 투자하기 어려운 기초·원천 분야에 집중해야 한다는 전문가의 분석이 나온다. 정부 R&D 투자로 축적된 지식자본이 향후 기초·원천 분야에서 민간 부문의 신규 진입과 기술혁신을 촉진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민간 파급효과를 고려한 성과 지표를 개발하고 기업 규모별로 차별화된 지원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제안도 잇따른다. R&D 투자 효과의 시차 파급 구조를 반영하는 중장기 시계의 성과 관리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분석이다. 

최영일 예정처 거시경제분석과장은 "특허 건수 등 양적 평가 위주의 성과지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정부 R&D의 질적 파급효과를 측정할 수 있는 지표를 개발하고 이를 R&D 예산 배분·성과관리 도구로 활용해야 한다"며 "정부 R&D를 통해 축적된 지식자산의 민간 파급효과가 기업 규모별로 상이한 점을 고려해 각 산업 부문에서 기업 규모별 역할에 따른 R&D 투자 지원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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