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규 5집의 타이틀이 '아리랑(ARIRANG)'이라는 점은 꽤나 의미심장한 대목이다. 우리가 아는 '아리랑'은 단순히 슬픔의 노래가 아니다. 굽이굽이 눈물겨운 고개를 넘으면서도 기어이 다음 발걸음을 떼게 만드는, 우리네 끈질긴 생명력의 주제가다. 글로벌 팝의 최정상에 선 일곱 청년이 가장 뭉클한 한국적 정서를 정면으로 들고나온 것에서, 우리의 정서를 온전히 꺼내 보여도 세계가 공감할 것이라는 자신감이 느껴진다.
타이틀곡 '스윔(SWIM)'을 비롯한 수록곡들의 면면을 들여다 보면 이들이 왜 굳이 '원점'이자 '심장'인 광화문을 컴백 무대로 택했는지 고개가 끄덕여진다. 거친 파도를 억지로 거스르기보다 자기만의 속도로 유유히 헤엄쳐 가겠다는 다짐. 숨 가쁜 일상 속에서 방향을 잃은 채 일상을 버텨내는 우리 모두에게 건네는 단단한 연대의 메시지다. 각자의 공백기를 거쳐 완전체로 모이기까지의 과정을 억지스럽지 않게 하나의 앨범으로 꿰어낸 내공도 돋보인다.
문화·관광 산업의 시선에서 볼 때 이번 무대의 파급력은 단순한 '메가 이벤트' 그 이상이다. 넷플릭스가 전 세계 190여개 국에 생중계하는 단일 아티스트 사상 첫 시도다. 이는 곧 서울의 화려한 밤풍경과 에너지가 실시간으로 지구촌 수억 명의 안방 1열 스크린에 내걸린다는 뜻이다.
게다가 이번 무대는 앨범 발매일인 3월 20일부터 4월 12일까지 이어지는 'BTS 더 시티 아리랑 서울' 프로젝트로 확장된다. 미디어 아트와 체험형 콘텐츠, 도시 경관을 활용한 조형물 설치까지 결합해 서울 전체를 글로벌 문화 관광의 한복판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야심 찬 구상이다.
그간 주로 거대한 분노나 슬픔, 혹은 폭발적인 환희를 쏟아내는 뜨거운 용광로였던 광화문. 오는 21일 그곳에선 팍팍한 삶을 버텨내는 사람들의 어깨를 다독이는 다정한 찬가가 울려 퍼진다. '아리랑' 고개를 넘는 일이 늘 무겁기만 했던 것은 아니듯, 긴 쉼표를 지나온 일곱 청년의 무대 역시 묵직하면서도 따뜻한 진심을 담고 있을 테다.
무대가 끝난 뒤 텅 빈 광장에 남는 것은 결국 우리 사회의 문화적 성숙도일 것이다. BTS의 이번 귀환이 일회성 축제로 휘발될지, 아니면 일상을 관통하는 새로운 문화적 리듬으로 정착할지. 기분 좋은 긴장감과 설렘으로 그들의 찬란한 첫 음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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