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 후폭풍으로 고유가·고환율·고비용 '삼중 압박'이 한국 산업계 전반을 덮친 가운데 업종 간 격차 확대 우려가 심화하는 양상이다. 반도체와 방산, 조선 등은 글로벌 수요 확대 속에 성장세를 이어가는 반면 석유화학·철강 등 전통 제조업은 비용 부담과 수요 둔화가 겹치며 하락 압력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제 유가와 환율 상승, 원자재 가격 부담이 동시에 확대되면서 산업별 영향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산업은 생산비 부담이 커진 반면 인공지능(AI) 중심 첨단 산업은 글로벌 수요 확대 수혜를 받는 모습이다.
국제 유가는 최근 지정학적 긴장 속에 배럴당 90달러 수준까지 치솟기도 했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90% 이상인 한국 산업 구조상 유가 상승은 제조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원·달러 환율 역시 1500원대를 넘나들며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어 원자재 수입 부담을 키우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충격이 산업별로 다른 결과를 낳고 있다는 점이다. 인공지능(AI) 확산으로 반도체 산업은 오히려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올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전년 대비 약 16%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데이터센터와 AI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며 메모리와 AI 반도체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방산과 조선도 글로벌 안보 환경 변화와 에너지 운송 수요 확대의 수혜 산업으로 꼽힌다. 한국 방산 수출은 최근 수년간 100억 달러 이상 규모를 유지하고 있으며, 조선업 역시 LNG 운반선과 친환경 선박 발주 증가로 약 3년치 이상의 수주 잔량을 확보한 상태다.
반면 석유화학과 철강 등 전통 제조업은 비용 상승과 수요 둔화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한국석유화학협회에 따르면 주요 석유화학 제품 스프레드는 팬데믹 이전 대비 낮은 수준에 머문 상태다. 철강 산업 역시 건설 경기 둔화와 글로벌 수요 감소 영향으로 수익성 압박이 커지는 상황이다.
이처럼 업종별 흐름이 엇갈리면서 한국 산업이 '잘 되는 산업은 더 성장하고 어려운 산업은 더 악화되는' K자형 구조로 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고유가·고환율·고비용 환경이 장기화할 경우 에너지 집약 산업과 첨단 산업 간 격차는 더욱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이사는 "우리나라 전통 산업 가운데 고부가가치화되지 않은 업종은 중국의 영향으로 경쟁력이 계속 하락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번 이란 사태와 같은 돌발 변수가 발생하면 취약성이 더욱 심화되는 양극화 구조로 진입해 장기적 안목으로 산업 구조 재편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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